“이거 어찌할까요”...주식계좌에 갑자기 나타난 ‘CJ CGV 10R’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8. 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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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기존 주주에 신주인수권
신주 가격은 5980원보다 낮은 선
마이너스 수익률 주주엔 ‘매력적’
거래 시작되면 이론가 밑돌 가능성
유증 생각 없다면 신주인수권 매도
서울의 한 CGV 영화관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해 큰 손실을 본 CJ CGV 주주들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유상증자에 참여해 물타기를 할 생각이 없는 주주라면 최근 주식계좌에 입고된 신주인수권을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상장 기간에 매도해야 한다. 하지만 신주인수권 시세도 이론가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어 주주들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CJ CGV 기존 주주들의 주식계좌에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CJ CGV 10R’이 입고됐다.

CJ CGV는 지난 6월 20일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CJ CGV 10R’은 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서다. 이번 유상증자의 신주배정기준일인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1주당 1.4주의 신주인수권이 지급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CJ CGV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1차 발행가는 예정발행가 7630원보다 크게 낮은 5890원으로 정해졌다. 내달 1일 발표되는 2차 발행가와 1차 발행가인 5890원 중에서 더 낮은 가격이 최종 발행가가 된다. 따라서 유증 신주 가격이 5890원은 넘지 않게 된다. 현재 CJ CGV 주가가 9050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이다.

일부 주주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유증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공시 직전일인 지난 6월 19일 이 회사의 종가는 1만4140원이었다. 현재는 권리락 이후 기준주가 조정을 거치면서 해당일 종가가 9880원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은 실제 매수가는 수정되지 않는다. 차트상 낙폭은 8.4%로 보이지만 실제 주주들의 손실은 36.0%인 것이다. 유증 발표 이전의 주주들이라면 자신들의 매수가보다 3분의 1이나 낮은 가격에 나오는 유상증자 신주를 울며 겨자먹기로 청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상증자 참여에는 특별한 수고가 필요없다. 신주인수권이 있는 주식 계좌에 남아있는 현금만큼 자동으로 청약이 된다.

유상증자에 참여할 생각이 없는 주주라면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5일간의 매매기간에 반드시 신주인수권을 매도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신주인수권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가 1차 발행가인 5890원으로 결정된다면 신주인수권의 이론 가격은 전일 종가 9150원을 기준으로 3260원이다. 해당 종목의 시세에서 유증 발행가를 뺀 차액이 신주인수권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다만 실제 거래일이 시작되면 신주인수권은 이론가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단 CJ CGV의 대주주인 CJ가 받은 신주인수권 물량이 대량으로 매도될 수 있다. CJ는 CJ CGV의 지분 48.51%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유상증자에는 600억원어치만 참여하기로 했다. 1차 발행가가 최종 발행가가 된다고 가정하면 유상증자로 7470만주가 발행되고 CJ에게는 3422만주어치의 신주인수권이 나갔는데 이중 1019만주 정도만 청약하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2403만주 규모의 신주인수권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

기존 주주들도 CJ CGV에 등을 돌리며 신주인수권이 대규모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지난해 7월에도 CJ CGV는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하지만 기존 주주가 청약한 금액은 발행금액인 4000억원에 불과 3.64%인 145억원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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