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돌려차기男 상고 이유서에서 억울함 호소 "32살에 20년은 무기징역"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쫓아가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가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 이유서가 공개됐다.

한 유튜버 채널에서 공개된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 피의자의 신상정보. 영상 캡처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미수 등 혐의로 지난 6월 부산고법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A 씨가 최근 상고 이유서를 제출했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상고 이유서에 따르면 A 씨는 “상고심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도 “부모님께서 끝까지 해보는 게 낫겠다고 말씀하셨고 미심쩍은 부분도 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A 씨는 폭행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과 강간 혐의를 부인하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강조했다. A 씨는 “사건 당시 정신질환 약을 먹고 술에 만취한 상태여서 환청을 듣고 순간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일 뿐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비판했다. 그는 “항소심 결심공판에 기존 죄명에서 훨씬 법정형이 무거운 죄명으로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고 변론을 종결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하루하루 사죄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며 언론 보도에 대해 “자극적이고 걸러지지 않은 내용들”이라고 적었다. 그는 “피고인 주변인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인터넷BJ 등)의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재판 내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됐고 압박감을 받아왔다”며 “허위 사실을 퍼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A씨는 “어린시절 모친의 가출로 정상적인 훈육을 받지 못해 불우한 성장 과정을 보냈다”며 “제 나이 32살에 징역 20년은 너무 많다. 무기징역과 다름없는 이 형량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6월12일 항소심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1심 징역 12년 보다 높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성범죄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공소장에 강간살인 미수 혐의가 추가됐다. 피해자 B 씨는 SNS를 통해 “가해자의 허무맹랑한 얘기는 언제나 들어왔지만 이젠 검사님, 판사님, 가족, 증언해주신 분들까지 모두 깎아내리는 글이 제 1년의 시간을 모조리 빼앗는 거 같아 너무 좌절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