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6년 2루수 걱정 없다"…LG 신데렐라가 만드는 기적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정현 기자] “올해뿐만 아니라 5~6년간은 2루수 걱정이 없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내야수 신민재(27)를 향한 극찬을 이어갔다. 올 시즌뿐만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LG 2루를 지킬 재목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신민재도 사령탑의 칭찬에 보답했다.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신민재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2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중반까지 침묵하던 신민재의 방망이가 후반부터 폭발했다. 팀이 5-2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에서 김동혁을 공략해 2타점 적시타를 쳐 7-2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7-4로 앞서고 있었지만, 거센 추격을 받고 있던 8회말에는 쐐기타로 KO 펀치를 날렸다. 1사 1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쳐 8-4를 만들었다. 최종 성적은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데뷔 첫 3루타는 물론 3타점 경기를 펼치며 기억에 남을 만한 활약을 했다.
신민재는 지난 인천고를 졸업한 뒤 2015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힘겹게 입은 프로 유니폼, 1군의 문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친정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18년 KBO리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잠실 라이벌 팀인 LG로 이적했다.
2019년 신민재는 데뷔 첫 1군에 등록돼 81경기를 뛰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듬해 68경기로 점점 출장 시간이 줄어들었고, 지난해까지 195경기 출전에 그쳐 입지가 줄어드는 듯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올해 우연히 온 기회를 잡아 주전 2루수로 도약했다. 서건창이 부진하며 퓨처스리그로 향했고,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출전해 두각을 드러내며 공백이 생긴 2루를 손에 넣었다.
염 감독도 신민재의 활약에 미소를 보였다. “(신)민재를 테스트했는데, 그 자리를 잘 잡았다. 올해뿐만 아니라 5~6년간은 2루수 걱정이 없다. 민재 같은 타자가 2루수를 보는 것이 센터라인이 좋다. 센터라인이 좋아야 타선이 강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민재는 올 시즌 전까지 주로 대주자, 대수비를 맡았기에 주루와 수비에서 기본기가 탄탄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수비로 한 차례 번뜩였다. 1회초 1사 1루에서 로니 도슨의 좌측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에 성실하게 백업 플레이를 가며 비어 있던 3루로 내달렸고, 오버런한 김혜성을 태그아웃해 득점권의 주자를 지워냈다.
유격수와 3루수가 중계 플레이를 위해 3루를 비워뒀기에 2루수 신민재의 3루 커버는 많은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 LG는 송성문에게 적시타를 맞았기에 결과적으로 실점을 한 점 더 줄일 수 있었다. 신민재의 기지가 보였던 수비 장면이었다.
거기에 신민재는 현재 25도루로 리그 도루 1위, 통산 타율 0.277(274타수 76안타)을 기록할 만큼 준수한 컨택 능력도 지니고 있다.
경기 뒤 신민재는 “팀 분위기가 좋다. 분위기 좋은데 이기는데 보탬이 돼서 기분 좋다. 타격감은 경기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며칠 전부터 코치님들께서 좋다고 해주셨다. 주위에서 좋다고 많이들 해주셔서 안 좋다가도 좋아지는 것 같다. 좋지 않은 날씨에도 팬 분들께서 많이 찾아와 주셔서 선수들이 더 힘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팀 분위기가 좋기에 어떤 역할이던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시즌 초 LG는 주전 2루수로 신민재가 나설지 몰랐을 것이다. 신민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연히 온 기회를 잡았고, 스스로 능력을 증명하며 주인이 됐다. LG 신데렐라의 성공 스토리가 취약점으로 꼽히던 2루수 고민을 지우게 하며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 있다.
◆신민재 정보
생년월일: 1996년 1월 21일
2015년 두산 육성선수 지명
2023시즌 타율 0.326(162타수 46안타)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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