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헤어지고 딴 남자 만나?" 전 여친 살해하려한 40대…알고보니 착각

여자 친구가 이별을 통보하고 다른 남자를 사귄다고 착각해 두 사람을 살해하려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11형사부는(부장판사 노종찬)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했다. A씨는 특수 폭행과 폭행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1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월27일 오후 9시11분쯤 전북 완주군 한 찜질방에서 전 여자 친구 B씨(40대)와 지인 C씨(40대)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려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바닥에 쓰러져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있는데도 5차례에 걸쳐 머리를 가격했다.

B씨 언니가 말려 A씨가 공격을 결국 멈췄다. 하지만 A씨는 곧바로 남자 탈의실로 달려가 C씨를 향해 둔기를 휘둘렀다.

A씨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C씨의 머리를 계속해서 내리쳤고, 주변에 있던 손님들이 제지하면서 C씨가 숨지는 상황은 면했다.

A씨에게 공격을 당한 B씨는 두개골이 골절되고 손가락을 크게 다쳤고 C씨는 중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해 10월 A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를 거부한 A씨는 B씨가 C씨와 교제한다고 착각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이 사건 전에도 B씨를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2020년 10월11일 전남 영암군 자택에서 B씨가 집에 가겠다고 하자 그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의자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튿날 B씨가 "이게 사랑이냐"고 하자 목을 조르기도 했다.

A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법정에서 "B씨에 대한 질투심과 배신감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들이 사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충분했고, 범행 경위, 수법의 대담성, 잔혹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 "피고인은 출소 이후에도 피해자 B씨를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등 재범 위험성이 커 전자장치 부착도 명한다"고 판시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