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판정에 꼬였나' 김하성 무안타, 韓 신기록 무산…대선배 추신수 또 소환, 충분히 대단했다(종합)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대기록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김하성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90에서 0.286으로 약간 떨어졌다. 샌디에이고는 0-3으로 졌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지명타자)-후안 소토(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잰더 보가츠(유격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호세 아소카(우익수)-트렌트 그리샴(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리치 힐이 나섰다.
# 주심 오락가락 판정 삼진…ARI 에이스 갤런에 고전하다
김하성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17경기 연속 안타에 도전했다. 상대 선발투수는 우완 잭 갤런으로 올해 24경기에서 11승5패, 149⅔이닝,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한 애리조나 에이스였다.
김하성은 1번타자답게 갤런의 공을 가능한 많이 보려 했다. 1, 2구를 침착하게 지켜봤는데,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1구는 MLB.com 게임데이상으로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쳤으나 볼로 판정받았다. 갤런은 공 하나씩 점점 안쪽으로 던지며 스트라이크존을 확인했고, 3, 4구는 모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김하성은 5구째 직구를 건드려 파울로 만들었고, 6구 몸쪽 깊은 직구를 몸을 피하며 지켜봤는데 이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6구는 게임데이상으로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났으나 1구의 보상 판정과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0-1로 뒤진 3회초 1사 후 2번째 타석에서도 김하성은 갤런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몸쪽으로 들어온 1, 2구를 모두 파울로 걷어내면서 볼카운트 0-2로 몰렸고, 3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커터에 반응했는데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김하성은 0-3으로 뒤진 5회초 2사 후 3번째 타석에서도 갤런 공략에 실패했다. 갤런의 초구 너클 커브를 곧장 받아쳤는데, 3루수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 트레이드 왜 했지?…리치 힐, 또 조기 강판
가을야구를 위한 영입이 맞나 싶다. 선발투수 힐은 샌디에이고 이적 후 2경기 연속 조기 강판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힐을 이날 3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했다.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7일 LA 다저스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을 때보다는 아주 조금 투구 내용이 나은 수준이었다.
힐은 최근 9연패로 가라앉은 애리조나 타선에 오히려 불을 붙여주는 투구를 했다. 1회말 1사 후 코빈 캐롤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다음 타자 토미 팸에게 우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0-1이 됐다.
3회말 추가점을 내줬다. 힐은 2사 후 또 다시 팸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고, 크리스티안 워커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해 0-3까지 벌어졌다. 볼카운트 0-1에서 던진 2구째 커터가 가운데로 몰린 결과였다.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셀러에서 바이어로 전력을 바꾸면서 가을야구 희망을 놓지 않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트레이드로 베테랑 힐과 1루수 겸 지명타자 최지만을 영입하면서 당장 가려운 부분을 긁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힐은 2경기 연속 3이닝 남짓 던지는 투구로 실망감을 안겼고, 샌디에이고는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 끝내 추신수 못 넘었지만…충분히 위대했던 16G 연속 안타 여정
김하성은 8회초 1사 후 마지막 타석에 섰다. 마운드에는 우완 케빈 진켈이 올라왔다. 김하성은 처음 공 3개 볼을 모두 골라내며 선발 33경기 연속 출루와 1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 갈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 5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면서 풀카운트에 몰렸고, 3연속 파울 타구를 치며 끈질기게 버텨봤으나 9구째 슬라이더에 결국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김하성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부터 12일 애리조나전까지 무려 16경기 연속 안타로 올해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코리안리거 대선배 추신수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 시절인 2013년 7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7월 23일 샌프란시스코전까지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갔다.
김하성은 지난 5일 다저스전에서 시즌 23, 24호 도루에 성공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0년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시절 세운 22도루였다. 김하성은 올해 도루 27개로 추신수를 훌쩍 뛰어넘은 가운데, 연속 안타 신기록까지 달성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새 역사를 쓰고자 했으나 딱 한 경기가 부족했다.
이날 연속 안타 행진이 끝났다고 해서 김하성의 질주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김하성은 미국 언론도 '올해 샌디에이고 최고의 선수'로 꼽을 정도로 이미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은 정말 시즌 내내 환상적이었다. 아마도 우리 선수 가운데 가장 꾸준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하성도 대기록에 연연하며 시즌을 치르진 않았다. 그는 16경기 연속 안타 달성 후 "연속 안타 기록은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너무 그 기록에 연연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매일 밤 팀이 이길 수 있게 도우려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샌디에이고는 이날 김하성을 비롯한 샌디에이고 타선의 5안타 무득점 침묵 속에 연승을 이어 가지 못했으나 김하성은 또 다음 경기에서 1번 타자로 공격 선봉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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