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에 ‘강남역서 엽총으로 18명 살해’ 예고 글 쓴 30대 구속

강남역에서 엽총으로 사람들을 살해하겠다며 A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독자제공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총기 난사를 예고한 혐의(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로 A(30대)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내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강남역 한 화장품 매장에서 칼부림 노노. 엽총 파티 간다”라는 제목으로 18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글을 본 시민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IP(인터넷 주소) 추적을 통해 지난 9일 경기도 군포시 거주지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실제 엽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최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보고, 일베 이용자 반응을 보이는 것에 흥미를 느껴 관심을 받고 싶어 글을 올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게임상에서 “오후 2시 대전 (중구) 은행동 칼부림 간다”고 협박 글을 쓴 B(30대)씨도 같은 혐의로 붙잡았다. 충남 공주시 자택에서 검거된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도구)을 잃은 것에 화가 나 칼부림 예고 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심을 받기 위해 올린 협박(살인예고)글은 단순 장난이라도 다수의 사람을 불안과 공포에 떨도록 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경찰력 배치로 공권력을 낭비하게 하는 만큼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불안감을 일으키는 살인 예고 글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최근 ‘묻지마’ 칼부림에 이어 무차별 '테러 ·살인' 예고가 잇따르면서 공항 보안경비가 강화된 지난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