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아니면 누가하나' 9년간 핵심+사우디 러브콜도 거절... 손흥민, 모두가 인정하는 토트넘 캡틴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주장이었던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고,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마저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토트넘은 대대적 개편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을 새로운 캡틴으로 임명해 그 중심을 세웠다. 손흥민을 필두로 팀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 '이적생' 제임스 매디슨이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로 역대 두 번째 EPL 클럽 공식 주장이 됐다. 첫 번째 주장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 전북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였다. 맨유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지성 디렉터는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이적했고, 2012~2013시즌 캡틴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이 11년 만에 새롭게 EPL 클럽 주장 완장을 찼다.
손흥민은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돼 큰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나는 이미 모든 선수가 경기장 안팎에서 주장인 것처럼 느껴야 한다고 얘기했다. 새로운 시즌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이 셔츠의 완장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주장 선임은 이상적인 선택이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라커룸에서도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며 "단지 손흥민이 인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는 이곳에서 그리고 한국의 주장으로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얘기한 것처럼 손흥민은 모두가 인정하는 주장의 자질을 지녔다. 지난 9년간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는 동시에 매 순간 팀을 위해 헌신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25억 원)를 기록하고,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적 후 적응기도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수많은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역대 34번째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0호골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3골을 폭발시켜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당시 손흥민은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득점왕을 이뤄내 더욱 주목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등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서도 10골 6도움을 올리고 제 몫을 해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활약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세웠다.
실력뿐만이 아니다. 손흥민은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엄청난 연봉을 뿌리치고 토트넘에 남는 의리를 보여줬다. 지난 달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등을 영입한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미국 ESPN은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연봉 3000만 유로(약 860억 원)에 달하는 4년 계약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를 거절했다.
프리시즌 투어 도중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내가 사우디에 가고 싶었다면, 나는 이곳에 없었을 것"이라며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당연히 돈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을 꿈꾼다. 많은 선수들이 사우디로 가고 있다. 정말 흥미로운 일이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여전히 내 꿈이다. 올 시즌이 기대된다"고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전에도 손흥민은 첼시(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수많은 이적설이 돌았지만, 언제나 토트넘에 남았다.
토트넘은 새 시즌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그쳤다. 유럽 대항전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변화도 많았다. 먼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경질된 뒤 올 여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 소속팀 셀틱(스코틀랜드)의 도메스틱 트레블(리그·리그컵·FA컵)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팀 에이스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토트넘은 올 여름 많은 선수를 영입해 약점을 보완했다. 토트넘이 달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보인다. 손흥민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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