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당 후 순위 껑충…여자친구, '청순돌' 계보에 한 획[김현식의 서랍 속 CD]

김현식 2023. 8.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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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걸그룹 여자친구(GFRIEND)가 2015년 7월 발매한 2번째 미니앨범 ‘플라워 버드’(Flower Bud)입니다. 당시 앨범 활동에 한창이던 여자친구와 인터뷰를 진행할 때 받은 CD입니다.

‘플라워 버드’는 여자친구가 3세대 아이돌계 대표 청순돌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해준 앨범인데요. 2015년 1월 데뷔해 첫 활동곡 ‘유리구슬’(Glass Bead)로 신예 걸그룹의 등장을 알린 여자친구는 ‘플라워 버드’ 타이틀곡 ‘오늘부터 우리는’(Me Gustas Tu)을 히트시키며 강력한 음원 파워와 팬덤 파워를 모두 갖춘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덕분에 여자친구는 주요 음악 시상식 신인상 트로피를 휩쓴 팀이 됐죠.

여자친구를 성공의 길로 이끌어준 ‘오늘부터 우리는’은 소녀들의 수줍은 고백을 주제로 다룬 댄스곡입니다. 여자친구 음악의 정체성인 ‘파워 청순’ 그 자체인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청량, 아련, 상큼이 혼합된 록킹하면서도 격정적인 파워풀 사운드와 청순 콘셉트 걸그룹에 걸맞은 맑고 예쁜 노랫말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작사, 작곡은 여자친구와 음악적 케미가 좋았던 이기, 용배가 맡았습니다.

귓가와 마음에 짜릿한 울림을 안겨주는 명곡입니다. 훅 부분에서 반복돼 곡의 생기발랄한 느낌을 더해준 표현인 ‘메 구스타스 투’(Me gustas tu)는 ‘당신을 좋아해요’라는 의미의 스페인어라고 하죠. 이 곡은 앨범 2번 트랙에 배치돼 있는데요. 이기, 용배가 곡의 보컬 트랙을 활용해 작업한 인트로곡인 1번 트랙 ‘플라워 버드’를 먼저 듣고 감상하면 훨씬 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활동할 당시 ‘인간 뜀틀’ 같은 재미있는 동작을 넣은 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곡의 매력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인터뷰 당시 멤버들은 “‘너희보다 예쁜 애들은 많아. 그러니까 더 잘 해야한다’는 독한 소리까지 들으며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는 비화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멤버들은 “격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는 청순 걸그룹이라는 팀의 매력의 어필할 수 있는 ‘파워 청순’이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았죠.

‘오늘부터 우리는’은 발표 이후 음원차트 2~30위권대에 꾸준히 머물며 인기를 끌었는데요. 톱10 안에 진입하며 히트곡 반열에 오른 시기는 곡이 나온 지 한 달이 훌쩍 넘게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이른바 ‘꽈당 사건’이 곡의 인기를 한껏 높인 계기가 되었죠. 당시 한 라디오 프로그램 공개방송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미끄러운 무대 탓 수차례 넘어지면서도 꿋꿋하게 다시 일어나 노래를 끝마쳐 박수를 받았는데요.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국내외에서 여자친구를 향한 응원 열기가 뜨거워졌습니다.

‘플라워 버드’에는 소녀들의 꿈과 희망을 노래한 힐링 댄스 곡 ‘하늘 아래서’, 영원한 사랑을 소망하는 소녀의 바람을 노래한 아기자기한 미디엄템포 트랙 ‘원’(One), ‘시간이 흐른 뒤에도 지금처럼 함께하자’는 약속을 주제로 다룬 팬송 ‘기억해’(My Buddy), 그리고 ‘오늘부터 우리는’ 연주곡 버전까지 총 6개의 트랙이 담겨 있습니다. 이 앨범은 여자친구의 ‘학교 3부작’(입학-방학-졸업) 2번째 앨범에 해당하는 앨범이기도 했는데요. ‘방학’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며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앨범입니다.

‘플라워 버드’로 주가를 높인 뒤 승승장구하며 청순돌 계보에 굵직한 한 획을 그은 여자친구는 2021년 5월 갑작스럽게 해체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습니다. 현재 멤버 6명 중 은하, 신비, 엄지는 새로운 걸그룹 비비지(VIVIZ)로, 유주와 예린은 솔로 가수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팀의 리더였던 소원(김소원)은 연기자로 전향해 새로운 도전을 펼쳐나가는 중입니다.

비비지(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예린(사진=빌엔터테인먼트)
유주(사진=커넥트엔터테인먼트)
김소원(사진=위엔터테인먼트)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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