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못 버텨" 학부모 관심 높을 수록 교사에겐 '기피 근무지'

학부모 서비스 신청 높아지면 교사 전보율 증가
민원 학교는 기피학교화.. 저경력 교사들만 남아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학교일수록 교사들의 전보가 잦아 기피 근무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교육학회 2023년 연차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교사 전보와 교사 쏠림 간 관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학부모들의 관심도는 교사 전보율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보율은 재직 교사 대비 학교를 떠난 교사의 비율로 논문은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경기도 내 공립초교 887곳의 교사 전보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분석 결과 학생 1명당 학부모 서비스 신청 건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교사 전보율을 높이는데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부모 관심이 높을 수록 교사들이 학교를 기피하고 정해진 근속연수만 채워 전출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또 학부모 관심 외에도 교사 1명당 학생 수, 계약직 교사 비율 역시 전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논문에서는 교사 1명당 학생 수가 많을수록 학생과의 소통, 개별화 지도가 어려워 교사의 업무 부담이 심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계약직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가 정규직 교사에게 선호되지 않는 지역에 있을 가능성이 커 전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도 봤습니다.

현재 각 교육청 전보 과정에서는 정규직 교원이 우선시되고 빈자리를 계약직 교원들이 채우는 구조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규모도 전보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소규모 학교보다 대규모 학교가 업무 분장이 체계적이고 세분돼 교사들의 잡무가 적어 선호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전보율이 높아 기피 학교로 볼 수 있는 학교일수록 저경력 교사들로 채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교육청은 교사 전보 과정에서 경력이 많은 교사에게 경쟁률이 치열한 선호 학교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경합에서 밀린 저경력 교사들이 기피 학교에 몰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연구진은 "지금도 기피 학교 근무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지만, 더욱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인센티브 수준을 엄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