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하루 두 차례 미사일 공격 받아···러, 우크라에 ‘보복’ 예고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케르치대교)가 12일(현지시간) 두 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야만적인 행동”을 했다며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S-200 미사일로 크름대교를 공격했지만, 적시에 이를 탐지해 방공망으로 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며 이번 공격에 따른 피해나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크름반도에 날아든 우크라이나 드론 20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 자치공화국 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첫 번째 공격에서 발사된 미사일 2기는 크름대교 상공에서, 이후 발사된 미사일 1기는 케르치해협에서 요격됐다고 전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크름대교가 연기에 휩싸인 모습이 담긴 영상이 여럿 올라왔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다리가 한 때 통제됐다고 전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크름대교를 향한 연이은 공격을 두고 “무고한 생명과 민간 시설에 위험을 초래하며, 이런 야만적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크름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다리 시설물 일부가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보안국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해군과 보안국이 수상 드론을 이용해 특수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폭발로 다리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7171305011#c2b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크름반도를 이번 전쟁에서 반드시 탈환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특히 2018년 건설된 크름대교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 점령지와 본토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라는 점에서 러시아에게는 전략적·상징적 중요성이 큰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연이은 크름대교 공격이 ‘민간시설을 상대로 한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름대교가 “평화가 아닌 전쟁을 초래한다”며 군사적 목표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크름대교 공격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즉각 ‘보복 공격’을 예고,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퍼부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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