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게 아름답던 섬이”…하와이 산불피해 복구에 7조원
여의도 3배 면적이 잿더미로 변해
현지 언론들 “1만명 이상 대피 추정”
화재 재확산 위험도…전기·수도 끊겨
12일(현지시간) 마우이 카운티가 처음으로 공개한 태평양재해센터(PDC)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산불 피해 조사 내용에 따르면 라하이나 지역에서 불에 탄 면적은 전날 기준 총 2170에이커(8.78㎢)로 추산됐다. 여의도 면적(2.9㎢)의 3배 수준 규모다.
이는 주요 피해지역인 서부 해변 라하이나만 평가한 것이다. 섬 내에서 산불이 진행 중인 다른 두 지역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라하이나에서 불에 타 파손되거나 전소된 건물은 총 2207채에 달한다. 화재 영향이 있는 건물은 2719채이고, 이 중 86%가 주택이다. 9%는 상업용, 2.4%는 교육용, 1.1%는 산업용 등이다.
사실상 초토화된 이 지역을 재건하는 데는 55억2000만달러(약 7조3500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집을 잃고 다른 곳으로 대피한 인원은 4500명으로 집계됐다.
라하이나에 거주한 인구가 1만2702명(2020년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 기준)이고, 이 중 가족이나 친지 등의 집에 머무는 이들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이재민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점쳐진다. 현지 언론들의 추정치는 1만명 이상이다.
연방재난관리청은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의 시신 수색 전문 인력을 현장에 파견했다. 탐지견 5마리도 함께 투입돼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진화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날 오후 3시 기준 라하이나 지역은 85%, 중부 해안인 풀레후·키헤이 지역은 80%, 중부 내륙인 업컨트리 지역은 50% 진압된 것으로 보고됐다. 하루 전보다는 다소 진전된 상황이다.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혀가는 추세지만, 재확산 위험도 여전하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0분께 라하이나에서 북쪽으로 약 7㎞ 떨어진 카아나팔리에서 또 다른 화재가 발생했다.
당국이 주민들의 차량 약 400대에 휘발유 1만1000ℓ와 경유 약 1900ℓ를 배급하던 장소에서 발생해 인근에 있던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불은 2시간 20여분 만인 오후 8시 30분께 완전히 꺼졌다.
화재가 발생한 뒤 당국이 라하이나 주변 도로를 약 사흘간 막아놨다가 전날 정오 개방, 대피 중인 주민들이 다시 접근할 수 있었으나 오후에 다시 진입로가 폐쇄됐다.
도로에서 대기 중이던 한 부부는 “경찰이 집에 못 가게 막았다”며 “우리는 1971년부터 50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았고, 내려가서 무엇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화재 연기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입자 등의 위험을 고려, 주민들에게 접근하지 말 것을 권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급하게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느라 소지품을 챙기지 못한 관광객들을 위해 대피소부터 접근 통제지역에 있는 호텔까지 셔틀버스 이동이 지원되고 있다.
또 긴급 대피소에 있는 사람들이 신분증(운전면허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도록 카운티 교통부가 셔틀버스를 동원, 차량면허국(DMV) 이동을 지원 중이다.
화재가 발생한 라하이나 등 서부 바우이 지역 주민들은 정전과 단수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마우이섬 4498가구에 전기가 끊겨 있다. 전날 오후 1만여가구가 정전이었던 것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당국은 수돗물이 오염된 상태이므로 사용하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통신 서비스도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으므로 통화 대신 문자메시지만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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