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데뷔+첫 우승 실패!' 김민재, '후반 45분 소화+환상 태클+패스 성공률 95%', '케인 데뷔' 바이에른, 슈퍼컵서 라이프치히에 0대3 '완패'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가 첫 우승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23~2024시즌 독일 슈퍼컵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은 DFP포칼 우승팀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시즌 첫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김민재는 선발이 아닌 후반 출격했다. 비록 팀의 패배에 묻히기는 했지만, 공식 데뷔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후반 시작과 함께 마티아스 데 리흐트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민재는 후반 14분 상대 로이스 오펜다와의 스피드 경합에서 승리하고, 후반 25분 완벽한 태클을 성공시키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25분 벤자민 세슈코가 골키퍼를 따돌리고 득점 기회를 잡았을때 막아낸 장면은 단연 백미였다.
김민재의 활약은 기록이 입증한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총 48차례 볼 터치를 했다. 44개의 패스를 시도해 42개를 성공시키며, 패스 성공률이 무려 95%에 달했다. 이중 롱패스 1회가 포함됐는데, 이 역시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공격 지역 패스도 3회였다. 수비에서는 클리어링 2회, 리커버리 4회를 성공시켰으며 볼을 빼앗긴 건 한 번도 없었다. 드리블 돌파 허용도 없었다. 김민재는 풋몹으로부터 평점 6.5점을 받았다. 바이에른 선수 중 다섯번째로 높았다.
김민재는 지난달 19일 바이에른 선수가 됐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 5년, 등번호는 3번이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바이에른에 오는 것을 고대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얼마나 원했는지는 시작부터 명확했다. 내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곧바로 프리시즌을 소화했다. 하지만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김민재는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다녀왔다. 김민재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다. 훈련 후 10일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바이에른에 합류했다. 바이에른에서 팀 프레젠테이션 등 공식 스케줄을 치른 김민재는 아시아 투어에 합류했다.
당연히 맨시티와의 첫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일찌감치 "몸이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 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김민재는 벤자민 파바르와 함께 중앙 수비를 구성했다. 군사훈련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좋은 플레이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힘은 여전했다.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힘을 더하는 김민재만의 플레이도 선보였다. 투헬 감독도 미소로 화답했다. 김민재는 평점 7.5점을 받으며 바이에른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민재는 우파 우파메카노와 함께 교체돼 나왔다.
이어 2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이날도 맹활약을 펼쳤다. 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나선 김민재는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올리며, 바이에른 이적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수비진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또 한번의 호평을 받았다. 김민재는 이날 100%의 지상 경합, 1개의 클리어링, 1개의 슛블록, 1개의 태클을 기록했다. 드리블 허용은 없었다. 공중볼 경합도 2번 시도해,1번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100%의 몸상태가 아닌만큼, 실수도 있었다. 전반 2분 실점의 빌미가 됐다.
김민재의 활약은 특히 공격에서 빛났다. 이날 45번의 터치를 기록했는데, 42번 패스 시도 중 40번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이 무려 95%였다. 바이에른에서 최고였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대단하다. 김민재는 이날 6번의 롱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그 중 하나가 키패스, 빅찬스패스였다. 김민재는 전반 33분 침투하던 세르쥬 그나브리에게 환상적인 롱패스를 건냈다. 40미터 이상을 전진시킨, 기가막힌 롱패스였다. 김민재의 패스를 그나브리에게 절묘하게 연결됐고, 그나브리는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이날 바이에른의 첫번째 골을 뽑았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 첫 공격포인트였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하며 원했던 바로 그 플레이었다. 투헬 감독은 과거 센터백의 롱패스, 공격가담을 적극 활용한 플레이로 재미를 봤다. 지난 시즌 아쉬웠던 대목인데, 김민재 영입으로 해결이 되는 분위기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8일 AS모나코와의 경기, 김민재는 63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실수가 있었다. 치명적인 패스미스로 선제골을 내줬다. 아쉬웠던 경기였던만큼, 혹평이 이어졌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린 많은 일을 잘 해왔지만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있다. 우린 경기를 아주 잘 시작했고 주도권을 잡았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실수로 인해 다소 길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독일 언론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ZDF는 'AS모나코전에서 바이에른은 긍정적 모습과 부정적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공격진은 긍정적이었다. 가장 큰 희망은 자말 무시알라였다. 반면 수비쪽에서는 김민재의 나쁜 패스가 나왔다. 조슈아 키미히가 빠진 수비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고 했다. 아벤트자이퉁 뮌헨은 조금 더 강도가 높았다. 이 매체는 '바이에른은 이날 공격에서 스피드와 창의성을 보여줬다. 반면 수비적으로는 엄청나게 흔들렸다. 신입생 김민재가 흔들리자 수비가 함께 흔들렸다. 키미히의 공백도 느껴졌다'고 했다.
김민재는 어느정도 몸을 만들고 나온 이날 경기에서, 다시 한번 괴물 다운 모습을 보였다. 시즌 개막전에서는 선발로 나설 공산이 커 보인다. 한편, 이날 해리 케인도 데뷔전을 치렀다. 여름 내내 바이에른과 연결된 케인은 12일 전격적으로 바이에른행에 성공했다. 바이에른은 결국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케인과 계약했다.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라며 '등번호는 9번'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케인의 영입을 타진한 뮌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대표이사는 "오래 걸렸지만 케인이 구단 유니폼을 입게 돼 우리 모두 행복하다"며 "케인은 처음부터 우리가 꿈꾸던 그 선수였다"고 반겼다. 케인도 구단을 통해 "바이에른은 세계 정상급 클럽이다. 난 항상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면서 내 역량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케인은 슈퍼컵을 통해 전격 데뷔하며 커리어 첫 우승을 꿈꿨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도 우승은 그와 함께 하지 못했다.
바이에른은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에 마티스 텔이 포진했고 세르쥬 그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2선에 자리했다. 콘라드 라이머, 요슈아 키미히가 중원을 구성했다. 4백은 알폰소 데이비스,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 파바르가 이뤘다. 골문은 스벤 울라이히가 지켰다. 라이프치히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티모 베르너, 다니 올모 등이 선발로 나섰다.
경기 시작과 함께 라이프치히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분 프리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올모가 가볍게 밀어 넣었다. 바이에른도 반격에 나섰다. 9분 키미히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그나브리가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15분에는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그나브리의 패스를 받은 텔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4분에는 그나브리의 컷백을 다시 한번 텔이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었다. 위기를 넘긴 라이프치히가 기회를 잡았다. 44분 추가골을 넣었다. 베르너의 패스를 받은 올모가 감각적인 턴 동작을 펼쳤고,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데 리흐트, 파바르, 라이머를 제외하고 김민재, 누사이르 마즈라위, 킹슬리 코망을 투입했다. 바이에른은 후반 만회골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후반 2분 사네의 강력한 왼발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4분에는 마즈라위의 패스를 받은 그나브리가 또 다시 컷백을 시도했다. 텔의 슈팅은 빗맞았다. 1분 뒤 무시알라의 패스를 받은 텔이 또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바이에른은 18분 텔을 대신해 케인을 넣었다. 라이프치히도 세슈코 등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결국 라이프치히가 격차를 더 벌렸다. 22분 마즈라위의 핸드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올모가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바이에른이 반격했다. 코망과 키미히의 슈팅은 계속해서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32분 키미히를 빼고 레온 고레츠카를 넣었다. 바이에른은 37분 그나브리의 크로스를 마즈라위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났다. 막판 라이프치히가 역습으로 바이에른은 흔들었고, 결국 경기는 라이프치히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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