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에 주총 앞둔 KT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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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나 포스코처럼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의 의결권 행사 기준 개선이 목적인데, 일각에선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에 정부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 우려한다.
소유분산기업에 인사 개입 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국민연금은 개선위는 단순한 자문기구이며, 개별 기업 의결권이나 주주권 행사 등에는 권한이 없다고 사전 진화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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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위 '의견'도 개별 기업 입장에선 '부담'"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나 포스코처럼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의 의결권 행사 기준 개선이 목적인데, 일각에선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에 정부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 우려한다.
특히 국민연금을 최대 주주로 두고 있는 KT는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이 당초 계획을 앞당겨 이달 내 위원회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KT는 이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새 대표로 임명하는 안건을 다룬다. KT가 최근 대표 선임 요건을 주총 참여 주식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으로 강화한 만큼 주주들 표심은 더욱 중요해졌다. 정권 교체기마다 대표 선임을 놓고 정부·여당의 입김에 시달렸던 터라 작은 변화도 신경이 쓰인다.
개선위는 △소유분산 기업 등의 바람직한 지배 구조 방향 제시 △의결권 행사 기준의 적정성 검토와 합리적 개선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자문 및 개선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존속 기한은 2년으로, 민간 전문가 10명(임기 1년, 연임 가능)으로 구성된다.
소유분산기업에 인사 개입 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국민연금은 개선위는 단순한 자문기구이며, 개별 기업 의결권이나 주주권 행사 등에는 권한이 없다고 사전 진화에 나선 상태다. 활동 대상에 소유분산기업을 명시한 것 또한 외환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어 예시로 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주요 경영 현안에 관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기준안 마련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대상 기업의 주요 이슈가 있을 땐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선위의 활동 대상과 우선 순위는 위원회 구성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구현모 전 KT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자,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해 초에는 대통령까지 나서 소유분산기업들은 지배 구조를 구성하는 절차와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연임 의사를 밝혔던 구현모 전 KT 대표가 자진 사퇴했다. 후임 후보에 올랐던 윤경림 전 사장 또한 여권의 '이권 카르텔' 지적에 완주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재계 12위 KT의 수장 찾기는 반년 넘게 이어졌다.
'김영섭호' 앞에는 많은 과제가 쌓여있다. 그간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며 굵직한 의사결정은 차기 대표 취임 후로 미뤄졌다. 본업인 통신산업 성장 둔화를 타개할 체질 개선도 시급한 상태다.
국민연금의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개선위는 '의견'이라 하겠지만, 받아들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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