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볼보 전동화 비전 담은 'XC90' & 'C40'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볼보자동차를 보면 우아한 백조를 연상시킨다. 그래서인지 가끔 볼보의 역사를 펼쳐놓고 보면 ‘미운 오리 새끼’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안전한 차를 만들겠다는 일념이 모기업으로 인해 이미지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볼보자동차는 튼튼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됐다. 춥고 험난한 기후와 지형에서 이겨낼 자동차를 목표로 했다.
이후 볼보는 스웨덴 볼보그룹에서 포드로 또 저장지리홀딩그룹으로 인수합병을 거쳤다. 볼보는 그래도 안전이라는 슬로건은 놓지 않았다. 볼보의 슬로건은 ‘For Life’다. 생명을 구하는 안전뿐만 아니라 볼보 차를 평생 운전할 수 있는 신뢰까지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자는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도움으로 볼보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XC90과 쿠페형 순수 전기 SUV C40 리차지를 시승했다. 두 차량은 볼보가 내세운 전동화 전환에 핵심적인 모델이다. 각 차량 가격은 XC90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8천500만원부터 9천51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억 1천470만원이다. C40 리차지는 6천391만원으로 북미시장 대비 약 890만원 적게 책정됐다.
스웨덴 럭셔리 담은 XC90, 가벼우면서도 묵직해
볼보 XC90을 처음 마주하면 스웨덴 럭셔리가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실용성이 돋보이는 심플함으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독특함을 가졌다.
사람을 위한 디자인 요소도 곳곳에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사이드미러를 A필러가 아닌 도어에 장착한 것이다. 전면에는 수직으로 디자인된 차량의 그릴과 범퍼 앞부분은 정면충돌 시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를 의도했다.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이 더 익숙한 풀-LED 헤드램프와 T자형 헤드램프와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적용된 세로 모양의 그릴로 강인한 전면부 인상을 완성했다.
차량 내부에 앉으면 비율적으로 수평으로 이어지는 비주얼 라인이 넓고 우아한 실내 공간이 강조된 운전석이 나온다. 내부를 살펴보면 대시보드 및 센터콘솔 마감은 천연 리니어 월넛 소재를 적용해 플래그쉽다운 면모를 보인다.
또한 차량 내 탑재된 인체공학적 시트는 1열과 2열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해 극장식 배열구조로 설계했다. 이렇게 배치가 되면 모든 탑승자가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XC90 시트는 최고급 소가죽인 나파(Nappa) 가죽을 적용하고 1열의 운전석과 조수석의 좌석에 마사지 및 통풍 기능을 탑재했다.
볼보하면 스피커도 빼놓을 수 없다. XC90에는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윌킨스와 협업을 통해 완성된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스피커에는 예테보리 네페르티티 재즈 클럽을 모티브로 한 ‘재즈클럽 모드’와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탑재했다.
이번에 탑승했던 XC90은 PHEV 트림인 T8 AWD 울티메이트 브라이트다. 이 차는 볼보 전동화 전략을 완성하는 리차지 PHEV로 기존 대비 18.8kWh 직렬형 배터리 모듈 3개와 고전압 배터리 전체 셀 102개로 구성됐다. 최고 합산 출력은 455마력, 최대 토크 72.3 kg∙m, 시속 0km/h부터 100km/h까지 도달 시간은 5.3초의 성능을 갖췄다.
XC90은 SPA 플랫폼 기반으로 잠재적 사고 시나리오에서 탑승객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첨단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볼보 순수전기 SUV C40, 날렵한 쿠페 모습 갖춰
C40 리차지는 크로스오버 모양새를 갖췄다. 쿠페형으로 날렵함을 강조했다. CMA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된 전기차로 총 408마력, 완전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4.7초의 성능을 보여준다.
여기에 한국 고객 전기차 전용 TMAP 인포테인먼트와 LTE 5년 무상, OTA 15년 무상 등 디지털 커넥티비티 패키지, 파일럿 어시스트, 충돌 회피 지원, 시티 세이프티 등 최첨단 안전 시스템, 360도 카메라,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20인치 리차지 휠 등 프리미엄 편의사양을 기본 탑재했다.
전장은 4천440mm, 전폭 1천875mm, 전고 1천595mm로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를 갖췄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2천702mm로 크지 않은 차체에 넓은 공간을 실현했다. 공차중량은 2160kg다.
C40은 볼보 전동화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전기차 전용 프론트 그릴은 공기 흐름으로 엔진 냉각이 필요 없는 전기차의 특성을 상징하고 차량 보닛부터 루프라인의 리어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과 C 필러를 따라 올라가는 후면 등은 역동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외관 색상은 스웨덴 피오르드(Fjord) 해안에서 영감을 얻은 ‘피오르드 블루(Fjord Blue)’를 포함해 5가지 색상이 제공된다. C40에는 공기 역학적 디자인으로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5 스포크 블랙 다이아몬드 컷 20인치 휠이 장착됐다.
실내로 들어서면 인간중심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C40은 주차에서 출발하기까지 사용자의 행동을 학습하고 스스로 반응해 최적화된 주행 공간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보이는 고해상도 그래픽이 적용된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전반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C40은 운전자 선호에 따라 운전대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운전대 조향감을 무겁게 설정하거나 가볍게 설정해 편의성을 높였다. 회생제동도 조정할 수 있다. 만약 회생제동 모드를 켜게 된다면 차량은 가속페달 하나로 주행과 제동을 할 수 있다.
두 차량 다 볼보의 전동화 비전이 담긴 차다. 그만큼 편안한 주행감, 안정적인 기능들이 기본 탑재돼 있다. 럭셔리 브랜드 중 가장 고객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볼보가 강조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확실히 수입차 중 가장 진보된 기술력을 가졌다.
다만 두 차량 모두 AI(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누구(NUGU), 플로(FLO)가 생각보다 완벽하다는 느낌은 덜했다. 수입차가 가야할 길을 볼보가 제시했지만, 아직 한국에서의 어려움은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한줄평: 럭셔리다운 디자인과 스펙…TMAP 인포테인먼트는 역시나 불편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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