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광주전남, 러시아 시장 수출애로 극복 정책적 관심 필요”

이인선 전략물자관리원 실장이 러시아수출제재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이동원)는 전략물자관리원(원장 정인교)과 11일 광주무역회관에서 '러시아·벨라루스 수출제재 현황 및 대응 전문가 초청 세미나 및 간담회'을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역내 러시아 수출 기업 관계자,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 광주세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광주테크노파크(원장 김영집)이 운영하는 광주지역 수출유관기관협의회 담당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인선 전략물자관리원 실장은 러시아 수출통제 품목은 4월 28일자 산업통상자원부 고시를 통해 기존 전자, 조선 외에 자동차, 반도체, 화학, 철강 등 다양한 수출 품목으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허가 대상 품목의 러시아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이며, 제3국에서 한국산 대상 품목을 러시아로 수출할 경우에도 상황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 “대상품목 해당여부는 관리원에서 제공하는 HS Code 연계표를 참고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후 자가판정 또는 전문판정으로 확인할 것”을 추천했다.

진형석 한국무역협회 박사는 “러-우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러시아의 원자재 공급 통제 강화, 우크라이나산 곡물 공급 제한 등 우리 기업 제조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러시아 수출 비중이 높은 중단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선 다변화를 위한 마케팅과 무역금융, 물류비 등 수출지원 집중을 통해 런웨이를 늘릴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을 요한다”고 말했다.

런웨이는 사전적 의미는 비행기 활주로란 뜻으로, 기업의 자금 소진까지 소요되는 시간, 즉 생존 가능 시간을 말한다.

실제로 이날 강연에 참석한 러시아 전문 수출기업 N사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러시아 수출 분이 0.9%에 불과하지만 우리 기업 중 러시아 수출의존도가 90% 이상인 곳 역시 869개사나 된다”면서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인데, 실효성 있는 정부 지원은 부족한 형편임”이라 주장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건설 관련 기업 K사는, “종전 후에 전후 복구 등의 기회가 발생한다 해도, 살아남아 높은 물류비를 감당하며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며 “과거에도 러시아를 떠나지 않은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제재가 심해져 떠나게 된다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조사 발간한 보고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출제재 현황 및 광주전남 기업에의 영향'에 따르면 수출 중단 장기화로 거래선 이탈, 자금난 등의 애로에 따라 수출 시장 다변화와 우회 수출 등을 탐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과 러시아 간 교역 통계 면에서는 2022년 광주의 대 러시아 교역은 수출 1억 8800만 달러(전년동기비 51.5% 감소), 수입 300만 달러(전년동기비 85.6% 증가), 무역수지 1억 85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주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 61.4%가 넘으며 지난 2년간 수출은 21년 대비 큰 폭의 감소세(-51.5%)를 보였다.

전남은 수출 3억 8400만 달러(전년동기비 13.3% 감소), 수입 15억8600만 달러(63.2% 감소), 무역수지 1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주력 수출 품목은 합성수지(39.5%), 선박구조물(34.5%) 등이며 원유, 서탄, 석유제품 등의 수입이 21년 대비 급감(-63.2%)했다.

지난 5~6월 간 관내 러시아 수출 기업 50개사 대상 조사 결과는, 수출제재에 따른 주요 애로로 기존 거래선의 중국 등지 이탈(40.8%), 수출 중단에 따른 자금 애로(24.5%), 기존 거래분의 대금결제 및 회수 리스크(12.2%)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타국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38.8%), 러시아 우회 수출 방법 탐색(14.3%)도 있었으나, 상당수(32.7%)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응답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응답기업은 애로 해소를 위해 정부 및 지자체에 희망하는 지원으로 러시아 수출 제재 현황 및 관련 전문가 컨설팅(36.7%), 대금 결제 리스크 해소를 위한 무역보험 지원(32.7%), 대체 시장 확보를 위한 수출 마케팅 지원(28.6%)을 꼽았다. 특히 응답 기업의 28%는 해당 제재 자체에 대한 이해가 적어 관련 안내를 희망한다 응답했고, 이에 무역협회는 이번 세미나를 계획해 11일 제공하기도 했다.

무역협회측은 이번 세미나 자료 및 업계 조사 결과를 지자체 등에 공유해 러시아 수출 중단 기업을 위한 정보 제공 및 지원 정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