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누가 요란한 명품 입나요"…올 대세는 `조용한 금수저룩`

조서현 2023. 8.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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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등 서구의 상류층 패션 스타일인 '올드머니룩'이 올여름 복고 바람을 타고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드머니룩은 과거 서구의 상류층이 승마, 요트 등을 즐길 때 입었던 패션을 모태로 한다.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선 7월 한 달 간 올드머니룩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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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서구 상류층 패션인 ‘올드머니룩’
국내서도 젊은층에서 소리소문 없이 인기
서구 상류층이 승마, 요트 즐길 때 입던 패션이 모태
MZ세대, 유행 타지 않는 은은한 멋에 주목
올드머니룩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W컨셉 제공]

미국, 유럽 등 서구의 상류층 패션 스타일인 '올드머니룩'이 올여름 복고 바람을 타고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드머니룩은 과거 서구의 상류층이 승마, 요트 등을 즐길 때 입었던 패션을 모태로 한다. '조용한 럭셔리', '금수저룩'으로도 불린다.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 브랜드 로고가 박힌 요란한 디자인을 지양하고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이 패션이 올해 MZ세대(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 전파되며 하나의 패션 코드가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대표적인 올드머니룩 브랜드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이상 증가했다. 니트웨어 제품부터 재킷, 팬츠, 스커트, 스니커즈 등이 고루 인기를 끌었다.

누구나 알만한 명품 로고가 없어도 고급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이 소비자 선택을 받았다. 색상도 튀지 않는 화이트, 베이지, 블랙 등이 주를 이룬다.

올드머니룩에 포인트를 주는 고급 액세서리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 미국의 고급 주얼리 브랜드 크롬하츠 매출이 같은 기간에 81.7% 급증했다.

대중성을 갖춘 올드머니룩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선 7월 한 달 간 올드머니룩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증가했다.

특히 맥시 원피스와 롱·미디 스커트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50%, 45%로 인기가 높았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올드머니룩 특유의 깔끔하고 수수한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의 수요를 이끌어냈다는 게 W컨셉은 설명이다.

올드머니룩이 올해 유난히 주목받는 배경으로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꼽힌다. 팬데믹과 경기 침체의 터널을 거치며 유행에 민감한 패스트 패션보다 질 좋은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브랜드가 아닌 소재에 주목하는 올드머니룩의 특성과도 통한다.

복고 트렌드와 함께 타인의 시선을 끌려는 과시적인 패션 소비에 대한 반작용이란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층 소비의 특징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의 개성과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올드머니룩도 이러한 소비 경향과 일면 맥이 닿아있다"고 말했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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