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인구 100만 시대···'이 병' 위험도 덩달아 급증 [일터 일침]

안경진 기자 2023. 8.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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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여름철 인기종목으로 부상한 서핑···부상 위험 높아
어깨 회전근개 파열·부정렬증후군 발생 위험에도 노출
침·약침·한약 처방 병행···추나요법으로 척추 교정해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서핑은 파도가 밀려오는 찰나의 순간에 전신 근육을 사용해 무거운 서프보드를 다뤄야 하므로 부상 위험이 크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직장인 박 모(34)씨는 2주가량 혼자 지내며 찬 바람이 불어오기 전 서핑을 실컷 즐길 생각에 잔뜩 부풀어 있다. 올해 연차를 끌어모아 오랜 꿈이었던 ‘해변가 마을 반 달 살기’를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 먹고, 몇달 전부터 자세 연습을 꾸준히 이어오던 참이다. 그런데 패들링 연습이 과했던 탓일까. 어느 순간부터 한쪽 어깨가 아파오더니 팔을 들어 올릴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특히 팔을 옆으로 올릴 때 통증이 더 심했다. 심상치 않게 여겨져 즉각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진료 결과 어깨 회전근개에 미세한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을 들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계획이 틀어질까 심란해진 박씨는 서핑과 관련된 관절 질환들을 알아보고 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신설된 서핑은 최근 가장 대중적인 여름 레포츠 종목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한 증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서핑 인구는 약 100만 명으로 2019년(40만 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주요 해수욕장의 정보와 날씨를 알려주는 ‘서핑지수’ 시스템 운영에 나설 정도로 인기다.

◇ 하루 종일 패들링 욕심 내다간···‘회전근개파열’ 위험 높아져

서핑은 파도가 밀려오는 찰나의 순간에 전신 근육을 사용해 무거운 서프보드를 다뤄야 하므로 부상 위험이 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0~2022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수상레저 안전사고 166건 중 서프보드 관련 사고가 가장 많은 98건(59%)을 기록했다. 서핑을 안전하고 재밌게 즐기려면 충분한 교육과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확실한 기본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보드 위에 엎드려 양팔로 물을 저어 나아가는 ‘패들링(Paddling)’과 알맞은 파도 타이밍에 재빠르게 일어나는 ‘테이크 오프(Take-off)’ 때 취하는 ‘스탠스(Stance)’ 동작은 어깨와 허리에 부담을 주기 쉽다.

서퍼들은 자신에게 알맞은 파도를 타기 위해 10여 미터(m)를 패들링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어깨를 과도하게 많이 회전시키면 회전근개가 손상될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으로 어깨 움직임의 안전성을 유지해 준다.

하지만 어깨에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거나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 ‘회전근개파열’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찌릿한 어깨 통증이나 결림, 근력 약화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팔을 옆으로 들거나 특정 방향으로 움직였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회전근개파열을 치료한다. 어깨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뭉친 근육을 풀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항염과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약침을 쓰면 신경 재생과 어깨 가동범위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증상 및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은 근육과 인대 강화를 돕고 치료 효과를 높인다.

◇ 골반 틀어지면 부정렬증후군 찾아올 수도···추나요법으로 불균형 해소해야

패들링뿐만 아니라 파도 위에서 재빠르게 일어나는 테이크 오프도 매우 중요하다. 보드의 균형을 유지하며 빠르게 스탠스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보통 뒷발은 진행 방향과 90도를 이루고 앞발은 45도를 이룬다. 이렇게 되면 하체는 보드의 방향과 일치하지만 상체는 진행 방향을 향하게 돼 골반이 살짝 틀어진 채 양발에 하중을 주게 된다. 장시간 스탠스 자세를 취하면 골반 틀어짐으로 ‘부정렬증후군’이 찾아올 수도 있다. 미숙한 자세로 연습하는 경우 질환의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 부정렬증후군은 잘못된 자세, 습관 등으로 허리, 골반을 비롯한 신체의 균형이 틀어지고 불균형해지면서 만성적인 허리 통증, 허리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한다. 만약 양쪽 어깨의 높낮이나 다리의 길이가 다르거나 신발의 한쪽 밑창만 닳는 등 신체의 불균형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면 부정렬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통증이 심해진다면 교정을 통해 신체 균형을 회복시켜 줘야 한다.

추나요법은 비뚤어진 뼈와 관절, 근육을 한의사가 직접 밀고 당겨 신체와 척추 불균형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한방 수기요법이다. 환자 개개인의 체형과 자세에 맞는 맞춤 치료를 실시기 때문에 통증 완화를 비롯한 척추와 주변 조직의 기능 회복에 탁월하다.

뜨거운 햇살 아래 시원한 파도와 함께 즐기는 짜릿한 서핑의 매력은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한순간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운동이기에 무리한 욕심은 절대 금물이며 서핑 전, 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통증이 있으면 방치하지 않는 것이 서핑을 더욱 즐겁게 즐기는 현명한 방법이다.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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