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안타였지만...' 포기 모르는 집념→끝까지 던지려 했다, 이게 바로 사자군단 주장이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30)이 누가 봐도 패하는 경기였지만 포기를 모르는 집념을 보여줬다. 왜 그가 주장이고 프랜차이즈 스타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삼성은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 원정 경기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2-3으로 졌다.
전날 5-4 승리로 2연승을 기록했던 삼성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패하면서 다시 9위로 떨어졌다.
승부가 갈린 것은 10회말이었다.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했다.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안상현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고 아웃시켰다. 최정은 자동고의4구로 거른 오승환은 박성환과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 김성현을 삼진 처리하며 급한 불을 끄는 듯 했지만 한유섬과 또 한 번 10구 승부를 펼쳤다. 이번에는 우익수 쪽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주목할 부분은 다음 상황이다. 우익수 구자욱이 달려나와 타구를 잡은 뒤 1루로 뿌리려 했다. 하지만 1루수 김호재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고 3루 쪽 더그아웃을 향해 가려는 모습이었다. 구자욱은 송구하지 못하고 패대기를 쳤고, 1루 쪽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끝까지 플레이를 하지 않은 김호재를 향해 질책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만약 김호재가 1루 베이스에 붙어있고, 구자욱이 바로 송구를 했다고 하더라도 우익수 앞에 떨어진 안타였고, 한유섬도 1루로 뛰었기 때문에 아웃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끝까지 하려는 구자욱의 집념은 높이 살 만하다.
구자욱은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뛰고 있다. 팀이 하위권에 전전하고 있는 성적 때문이다. 최근에는 오재일의 뒤를 이어 삼성의 주장으로 선임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구자욱은 지난 6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약 한 달간 이탈했다. 그나마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반기 막판에 돌아왔다.
자신의 공백기를 만회하듯 미친 타격감을 선보였다. 7월 22일 KT전부터 이날 경기 멀티히트까지 1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수직상승했고, 마침내 타율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이런 페이스라면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도 있다.
구자욱 효과로 팀도 반등을 이뤘다. 이날 경기를 더해 삼성은 10승1무8패 승률 0.556을 기록했다. 특히 팀 타율이 0.317로 리그 1위다.
사령탑도 놀랍다. 박진만 감독은 "정말 깜짝 놀랐다. '언제 1위까지 올라갔냐고' 했다"고 웃으면서 "팀 타선이 활발하게 움직인 것이 구자욱이 돌어오면서부터다. (그의 활약 덕에) 다른 선수들 역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구자욱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중심타선의 역할을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살아난 구자욱은 공수 맹활약으로 삼성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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