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매료한 웹툰 '픽 미 업!'…"日만화에 없는 신선한 컬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판타지 작품은 문화적 특색이 크게 드러나지 않으니 해외 독자들도 낯설지 않은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장르가 이점이 된 것 같아요."
웹툰 '픽 미 업!'의 작화 총책임자인 이광은 아트디렉터는 9일 경기 부천시 3B2S(쓰리비투에스)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외국에서 누리는 큰 인기의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픽 미 업!'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다가 그 속에 빨려 들어간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노블코믹스로, 프랑스 픽코마의 스마툰(Smartoon·웹툰) 액션 장르 1위에 오른 해외 인기작이다.
이 작가는 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재팬엑스포 메인 스테이지에서 직접 '픽 미 업!' 속 주인공을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쇼를 선보였다.
웹툰 주인공 한 이스라트가 작중 의미 있는 아이템인 군마 조각상을 들고 있는 장면을 약 30분에 걸쳐 실제 원고 수준의 완성도로 그렸다.
당시 현장을 지켜본 관계자에 따르면 초반 선화(線畵) 작업까지 숨죽이고 지켜보던 관객들은 이 작가가 그림에 색을 얹는 순간 다 함께 탄성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서구권 독자는 흑백인 일본 만가(漫畵)에 익숙하다 보니 웹툰의 컬러 작업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독자들의 만가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1999년부터 매년 파리에서 일본 만가,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일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재팬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등 소년 액션 장르를 중심으로 웹툰도 서서히 주목받는 모습이다.
17일에는 '픽 미 업!'을 띄워놓고 성우가 현장에서 대사를 읽는 라이브 더빙쇼가 진행됐는데 약 3천명이 관람하기도 했다.
이 작가도 "프랑스에서 웹툰이 각광받는 느낌"이라며 "라이브 드로잉 쇼, 사인회에도 많은 분이 참석했고, 작품을 깊게 읽은 현지 기자가 있어 놀랐다"고 덧붙였다.
'픽 미 업!'은 처음에는 약체였지만 성장하는 주인공, 게임처럼 레벨과 스킬이 존재하는 세계관 때문에 고(故) 장성락 작가의 '나 혼자만 레벨업'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주인공 한 이스라트가 '나 혼자만 레벨업' 속 주인공 성진우와 닮았다는 독자들의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장성락 작가 밑에서 액션 연출과 스타일을 배웠고, '픽 미 업!'을 작업하면서 이를 많이 녹이려고 했다"며 "(한과 성진우가) 닮았다는 말들은 오히려 칭찬이라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픽 미 업!' 뒤에는 잘 알려진 원작 웹소설이 있다.
그는 "아무래도 원작이 있다 보니 원작 팬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배경, 캐릭터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한은 침착하고 냉정하고 차가운 인상, 제나는 엉뚱하고 발랄한 면이 있기 때문에 눈매 등에서 이를 살리려고 했다. 몬스터 디자인의 경우 동물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의 전작은 로맨스 장르 웹툰인 '오피스 누나 이야기'다.
그는 "두 장르는 신경 써야 하는 포인트가 다르다"라며 "'오피스 누나 이야기'는 남녀 간의 감정선을 중요하게 봐야 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해야 했다면 액션은 합이나 멋있는 동작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작업할 때는 세로 스크롤이라는 웹툰의 특징에 어울리는 액션 연출을 늘 고민한다.
"고블린 무리와의 전투 장면을 그릴 때 출판 만화라면 한 페이지를 다 써서 박력 있게 연출할 수 있지만, 웹툰은 화면을 돌려봐야 한다"며 "대신 활을 쏘거나 창을 찌르는 액션 연출은 세로 스크롤로 보면 속도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픽 미 업!' 속 화려한 액션을 움직이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애니메이션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짧은 애니메이션 형태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일 계획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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