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로 지지율 다 날리고...30년전에도 ‘똑같은 일’로 대노했다는데 [대통령의 연설]
지난 4월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주차장이 붕괴되며 시작된 ‘순살 아파트’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점검대상인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10곳 더 발견했다며 긴급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달초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는 고질적인 건설 산업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한 행정 및 사법적 제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사실 부실공사 행태에 대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언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이번 사태의 경우 특정 공사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구조로 설계된 전국의 수많은 아파트 입주민까지 불안에 떨게한 탓에 논란이 더욱 확산된 측면이 있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10년대 후반 이후로 건설된 아파트들이 전반적으로 자재를 충분히 넣지 못했다는 소문까지 돌며 소비자들이 신축아파트를 기피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부실공사를 언급한 기록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역대 대통령 연설문 가운데 흔치 않게 부실공사 문제가 등장한 사례도 전국민을 떨게 만든 대형사고가 원인이 됐는데요. 당시에는 정치적으로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 부실공사 논란이 이번에는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지켜볼만한 사안입니다.
사실 이들 건축물이 건설되던 시기를 감안하면 김 전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는 건 일견 억울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고도의 성장을 구가하던 시절 안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탓에 촉발된 문제인 탓이죠.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벌어진 뒤 내놓은 특별담화문에서 김 전 대통령도 이같은 사실을 짚어준 뒤 “앞으로도 이러한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에 대비해야 할 책임이 이 시대에 주어졌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이번 사건은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관점에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라며 “만성화되고 상습화되어 있는 부실공사를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함과 동시에 그 책임자와, 관리태만으로 이런 결과를 초래케한 공무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토록 하겠습니다”고 강조했습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후 현장 일대를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하는 연설문에서도 김 전 대통령은 “부실공사를 추방하고 안전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건설관계법을 고쳐나갈 것입니다.앞으로 인명을 경시하고 국민의 안전을 돌보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우리 사회에서 발붙일 수 없게 만들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당시 기자로부터 안전불감증 문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 전 대통령은 “재난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모든 분야에 대한 취약요소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실공사를 추방하기 위해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실명제를 도입하여 책임을 분명히 하도록 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공사명, ,기간, 발주자 등의 정보가 기재된 표지판을 오늘날 쉽게 찾아볼 수 있게된 것도 이당시 도입된 공사실명제 덕분입니다.
1998년도 예산안 제출을 위한 시정연설에서는 “정부는 1995년 제정된 ‘재난관리법’에 따라 전국 5천 5백여개의 각종재난위험시설물을 지정하여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라며 “부실공사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건설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안전관련 법령을 보완하는 등 재난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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