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고통을 기록한 40여 년...노원희 외길 재조명
[앵커]
40년 넘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그려온 노원희 작가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려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80년대 군사독재에서 최근 산업재해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사회적 모순과 억압 속에서 피해를 입은 약자들에 대한 기록과 연민이 담겨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의족과 의수를 끼고 몸으로 탑을 쌓는 사람들,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모습입니다.
다단계 하청 구조와 산업재해 등 노동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노원희 작가의 신작입니다.
다른 신작에선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원혼이 그림자처럼 아른거리고, 얇은 천 위에는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증언이 깨알같이 적혔습니다.
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을 이끈 '현실과 발언'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작가는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병폐를 끊임없이 붓질로 지적해 왔습니다.
[노원희 / 작가 : 정치사회적 모순이라는 거는 인류가 존속하는 한 항상 존재할 것이고 그런 가운데서 제가 보고 또 마주치고 부딪히는 문제들을 그냥 늘 마음에 담고 있다가 그립니다.]
생존과 존엄성이 위협받는 여성과 청년, 노동자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심리적 풍경과 상황의 기록을 화폭에 생생하게 남겼습니다.
특히 작품에 그려진 사각형 창을 하나의 매체로 활용해 피해자들의 육성까지 전하려 합니다.
[노원희 / 작가 : 그림 속에서 인물들이 이제 말을 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표정만 있는 거죠 그런데 편지도 네모 종이고, 스크린이나 영상, 모든 문자가 담겨 지는 게 네모잖습니까? 그래서 거기에 그 말의 장소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노원희 작가는 시대와 보조를 맞춰 시야를 넓히면서도 사회적 모순 속에서 여전히 고통을 겪는 약자를 발견하곤 다시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동형
그래픽 : 오재영
■ 전시 정보
기획초대전 〈노원희 : 거기 계셨군요〉
11월 19일까지 / 아르코미술관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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