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섬세하고 섬뜩한 자화자찬"…일본인들이 쓴 역(逆) 징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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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가 조선(한국) 통치 25주년을 맞아 1934년 무렵 '조선신문'에 90명이 쓴 90편의 글을 모아 1936년에 출판한 책의 번역본이 출간됐다.
비판이 있다면 통치 방식과 결과에 대한 일본 내부에서의 비판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속에 담긴 역사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책은 역(逆) 징비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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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조선총독부가 조선(한국) 통치 25주년을 맞아 1934년 무렵 ‘조선신문’에 90명이 쓴 90편의 글을 모아 1936년에 출판한 책의 번역본이 출간됐다. 식민 통치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아니라 주로 자화자찬으로 채워져 있다.
짤막한 글모음이지만 90편이나 되므로 분량이 적지 않다. 학술적이지 않은 에세이 형식으로 두루두루 많이 읽게 하려고 만든 의도가 분명하게 보인다. 그런 목적을 위해 글꼴 크기와 책값까지 세밀하게 고려했다.
우리로서는 피가 솟는 얘기들이지만, 저들의 글에는 일본 우월주의에 의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넘쳐난다. 회고만 있고 식민 지배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없다. 비판이 있다면 통치 방식과 결과에 대한 일본 내부에서의 비판일 뿐이다.
결국 비판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통치 찬양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속에 담긴 역사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다. 똑같은 역사를 반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역(逆) 징비록이다.
이 책 전체가 근대사의 반면교사로서의 의미를 지니며 후세에 대한 자료로 버려서는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한국인들으로서 불편한 내용이 가득하지만, 아픈 역사도 엄연한 역사다. 이에 대한 의미와 교훈은 독자들의 몫이다.
△ 조선통치의 회고와 비판/ 이노우에 등 90인 글/ 김슬옹·신한준 옮김/ 도서출판 가온누리/ 5만8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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