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미친 美 레스토랑 매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강인선의 자본추]
지난 9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패스트푸트 체인 ‘웬디스’는 지난 2분기 주당 0.2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의 예상치였던 0.27달러를 간간히 넘겼습니다. 반면 매출액은 기대치에 비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웬디스가 해당 분기 5억6637만달러의 매출액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5억6157만달러에 불과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이전에 실적을 발표한 치폴레, 스타벅스 등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치폴레는 지난 2분기 주당 12.65달러의 순이익을 내 시장 기대치(12.29달러)를 뛰어넘었지만 매출액은 25억달러로 시장 컨센서스 25억3000만달러에 소폭 못미쳤습니다.
스타벅스도 지난 2분기 주당 1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 기대치였던 95센트를 소폭 웃돌았지만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습니다. 91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월가가 예상한 92억9000만달러에 비해 낮았기 때문입니다. 도미노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출은 이익은 시장 눈높이에 맞았으나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쳤습니다.
배런스는 이를 두고 각 레스토랑 기업들의 미국 매출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각사 실적 보고서를 살펴보면 도미노의 미국 내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밖에 성장하지 않은 반면 글로벌 기존점 성장률은 3.6%로 비교적 높았습니다. 스타벅스의 국내 성장률도 7%였는데 이는 전년 동기 성장률인 9%에 미치지 못한 수치였습니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하강이 가까워진 만큼 외식 브랜드들의 매출 둔화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입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그 시기를 올해 하반기부터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배런스는 “레스토랑은 최근 1년간 임의소비재 섹터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한 분야였다”며 “소비자들이 상품보다는 경험을 소비하는 것을 더욱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가이거 UBS 연구원은 “외식 브랜드들의 실적 추이가 하반기에도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이익은 왜 기대치에 부합했을까요? 음식과 인건비 상승률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둔화하면서 이익을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이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각종 비용 상승을 이유로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인상해왔기 때문에 이익률을 쉽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DA 데이비드슨의 마이클 베이커 연구원은 “이익은 기대치를 상회하고 매출액은 기대치를 하회하는 현상이 이번 어닝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스토랑 브랜드들의 매출 둔화에 월가가 더욱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소비가 둔화하거나 고용이 꺾이는 등 경기가 좋지 않다는 지표가 발표되면 주가가 오르곤 했습니다. 연준이 경기 둔화가 우려돼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주가에는 긍정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나 고용 둔화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물가는 반등하고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이는데 (주가에 대한) 기대는 높아져 있다”며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가 나타나기 시작할 때, 그리고 부정적 뉴스를 더 이상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려울 때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미국 레스토랑 체인들의 매출 성장 둔화를 더욱 의미심장하게 봐야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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