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항의 퇴장→쐐기 투런포’ LG 복덩이 외국인 타자 “좋은 모습 보이며 시즌 헤쳐나가는 것이 목표” [MK인터뷰]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이면서 시즌을 끝까지 헤쳐나가는 것이 주된 목표다.”

쐐기 투런 아치를 그리며 LG 트윈스의 승리를 이끈 오스틴 딘이 당찬 포부를 전했다.

오스틴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12일 잠실 키움전에서 홈런을 친 LG 오스틴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1회말과 4회말 모두 볼넷을 골라 출루한 오스틴의 방망이는 LG가 3-2로 근소히 앞서던 5회말 매섭게 돌아갔다.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이안 맥키니의 초구 몸쪽 132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오스틴의 시즌 14호포. 발사각은 33도, 타구속도는 174.3km였으며, 비거리는 무려 130.6m로 집계됐다.

이어 그는 7회말에도 선두타자로 출격해 볼넷을 얻어낸 뒤 대주자 정주현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1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3볼넷 2득점.

경기 후 만난 오스틴은 “홈런을 쳐서 굉장히 좋았다. 거의 장외 홈런이 될 뻔했다. 아까 영상도 보고 왔는데, 그것은 좀 아쉽긴 하다”며 “무엇보다 오늘 경기에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오스틴의 말처럼 이날 그의 아치는 잠실야구장이 아니었다면 장외 홈런으로 기록될 수 있을 정도의 큰 타구였다.

그는 “굉장히 손맛이 좋았다. 남들이 말해주기 전까지 (비거리가) 어떻게 나왔는지 몰랐는데, 매우 멀리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홈런으로 저희 팀이 쐐기를 박을 수 있어 더 좋았다. 현재까지 친 홈런 중 최고이지 않나 싶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스틴은 전날(11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키움전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이번 홈런은 그 아쉬움을 완전히 떨쳐내는 한 방이었다.

그는 “어제 좋지 않은 모습도 보이고 팀에 도움이 많이 안 됐는데, 오늘이라도 이렇게 도움이 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스틴은 “어제 잘하지도 못하고 퇴장당해서 굉장히 미안했다. 팀원들을 대신해서 화내다 보니 그런 상황이 나왔다”며 “이후 라커룸에 들어가 경기를 보는데 팀이 이겨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김현수가 (8회말) (결승) 홈런을 쳤을 때 나도 매우 기뻤다”고 눈을 반짝였다.

오스틴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됐던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고 있는 선수다. 이번 키움전 전까지 성적 역시 93경기 출전에 타율 0.292(360타수 105안타) 13홈런 66타점으로 좋은 편. 다만 그는 8월 타율 0.207(29타수 6안타)로 최근에는 다소 부진에 빠져있다.

오스틴은 “144경기가 있는 야구는 길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이렇게 풀타임을 뛰어서 힘든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지난 3년 간 미국에서 백업으로 활동했다. 풀타임을 뛴 것은 거의 3년 전 일이다. 그래도 핑계 댈 수는 없다”며 “나는 매일 경기에 나가는 입장이고 팀에 기여를 해야 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쉬긴 쉬었는데, 이틀 밖에 쉬지 못하고 바로 나와 체력을 회복하는데 조금 힘든 경우가 있지만, 최대한 다른 핑계를 대지 않고 끝까지 시즌을 헤쳐나가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날 키움을 8-4로 물리친 LG는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함과 동시에 파죽의 4연승을 질주,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60승(2무 35패) 고지를 밟게됐다. 오스틴이 봤을 때 LG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전날) 팀원들이 내 빈 자리를 메꿔주면서 승리를 챙겨와 너무 좋았다. 내가 팀 내에서 용병이고 1루수이자 중요한 포지션인데,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하면 내가 빠지더라도 누군가가 그 자리를 잘 메워준다는 것”이라며 “김현수는 항상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홍창기도 무시무시하다. 여기에 나를 메워줄 수 있는 백업 선수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이면서 시즌을 끝까지 헤쳐나가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12일 잠실 키움전이 끝나고 만난 오스틴은 앞으로의 활약을 약속했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