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쿠팡 갈등 격화… 햇반·화장품 이어 택배서도 충돌

CJ대한통운이 입장문을 통해 '택배 쉬는 날'을 "(택배기사들이)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는 택배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언급한 쿠팡의 지적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CJ대한통운 종로 사옥. /사진제공=CJ대한통운

CJ그룹과 쿠팡이 사업 전 영역에서 충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납품가 갈등 '햇반 전쟁' 불똥이 화장품에 이어 택배시장으로 옮겨 붙은 양상이다. 택배 시장 1위인 CJ대한통운과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쿠팡로직스틱스서비스(CLS)가 오는 14일 '택배 쉬는 날'을 앞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택배 쉬는 날'(8월14일)을 "(택배기사들이)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는 택배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언급한 쿠팡의 지적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택배 쉬는 날은 2020년 주요 택배사들이 택배기사들이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휴무에 들어가는 제도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이 오는 14일 전국 휴무에 들어갈 예정인데 쿠팡은 이에 동참하지 않는다.

쿠팡은 최근 자사 택배기사의 휴무 제도를 강조하는 자료에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택배사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 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쿠팡을 비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글로벌 트렌드인 ESG 경영의 취지는 기업과 소비자, 종사자, 협력 업체, 동종업계 모두가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매몰차게 외면하지 말고 최소한 업계의 노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그룹과 쿠팡은 사업 전 영역에서 충돌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지난해 말부터 햇반 등 납품단가를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쿠팡은 지난달 24일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고 택배시장에서도 CJ대한통운과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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