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가수 멀티 활약… ‘인간 전유물’ 창작도 넘본다 [심층기획-국내 가상인간·생성형 AI 현주소]
‘로지’는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맡아
AI가 ‘30초의 미학’ 광고 만들기도
섬세한 감정·시대정신 담기엔 부족
고인, 가상인간으로 복원 등도 쟁점
전문가 “관련법·제도 마련해야” 강조
OECD, AI혁명으로 27% 소멸 예상
WEF도 “4년간 1400만개 줄어들 것”
골드만삭스는 고용 증가에 기여 예측
표정이 다소 딱딱해 보일 때도 있지만, 라방에서 실시간 고객과 소통하고 까다롭다고 알려진 야외 콘텐츠 영상도 매끄럽다. 지금은 대역 모델에 합성하는 단계지만 포바이포와 롯데홈쇼핑은 대역 없이 몸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스스로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가상인간 제작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인간들은 광고모델, 인플루언서, 쇼호스트, 가수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 첫 가상인간인 ‘로지’는 광고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로지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5만5000명에 이른다. 올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태국관광청 홍보대사 등을 맡고 있다.
해외에서는 제임스 딘이 주연인 영화 ‘백 투 에덴’(Back to Eden)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195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제임스 딘을 AI로 구현한 것이다.
‘30초의 미학’이라는 광고를 AI가 만들기도 한다. 챗GPT가 내놓은 콘티로 수정 없이 광고 제작했다. 챗GPT에게 ‘아임닭 광고 콘티 재밌게 짜줘. 재밌게. 마케팅 타깃은 자취생, 아이 엄마, 직장인이야’라고 입력한 결과물이다. 자취생이 뭘 해먹을지 고민하고, 아이 엄마가 등장해 닭가슴살이 필요하다고 하면 직장인이 문을 열고 들어와 아임닭을 소개하는 구성이다.
가상인간과 AI의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창작 영역도 성역이 아니게 됐다. 다만 배우나 작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섬세한 감정 표현이나 시대 정신을 담은 스토리 창작은 어렵다는 것이다. 만화가 있지만 웹툰이라는 장르가 새로 생겼듯, 기존 미디어에 더해 AI 영화 등 새로운 장르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바이포 관계자는 “얼굴과 움직임 등 ‘겉모습’을 구현하는 기술 수준만 놓고 보면 실제 사람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가 됐다는 데는 업계에서도 공감한다”며 “다만 즉흥 연기나 상대배우와의 교감 등 인간 배우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단기간에 가상인간이 대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도 “AI를 이용한다고 하지만 광고주가 원하는 의도한 텍스트나 이미지, 음악, 영상이 나오려면 결국 사람이 수십, 수백번 명령어를 입력해야 한다”며 “사회·문화적 정서를 반영한 광고 문구 작성은 아직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모델로도 아직은 가상인간보다는 유명인이 더 선호된다”고 덧붙였다.
문화계가 아닌 영역에서도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지에 대해 불안감이 있다. 각 기관이 연구·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내놓은 ‘2023년 고용 전망’은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일자리 27%가 AI 혁명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쉽게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직종을 위험군으로 꼽았다.
OECD 7개국 제조업과 금융업 근로자 5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금융 22%·제조 19%가 향후 10년 내 일자리 감소를 극도로 또는 매우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금융 34%·제조 38%)는 응답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계산원, 매표원, 데이터 입력 및 회계와 같은 기록 보관 및 관리 직책에서 최대 26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자율주행차·전기자동차 전문가와 AI·머신러닝 전문가, 핀테크 엔지니어 등은 향후 5년 동안 수요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과 농업, 디지털 상거래·무역, 디지털 마케팅 분야 등에서도 추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의 공동 연구에서는 AI 확산에 취약한 직업으로 회계사, 수학자, 통역사, 작가, 웹 디자이너 등을 꼽았다. 식당 설거지 담당자와 오토바이 수리공, 즉석요리 조리사, 석유·가스 잡역부 등은 AI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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