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우르르…‘테마주’ 일확천금의 꿈? [경제대기권]
[앵커]
한주 간의 경제 이슈를 점검하는 시간이죠, '경제대기권' 박대기 기자를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번 주는 뭐가 제일 화제였을까요?
[기자]
이름도 어려운 초전도체가 최근 증시에서는 단연 화제였습니다.
그 전엔 이차전지였는데, 이렇게 특정 주제와 관련해 한 번에 시세가 바뀌는 주식들을 '테마주'라고 하지요.
테마주 열풍에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앵커]
초전도체가 뭔지는 몰라도 초전도체 '관련주'가 뭔지는 훤히 아는 사람들 많은 것 같더라고요.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주식이 모두 올랐는데요.
준비해온 키워드처럼, 2주 수익률이 400%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3천 원 쯤하던 주가가 만 5천 원 넘게 뛰어오르는 거 보이시죠?
하지만, '성공 여부가 의심된다'는 소식에 금세 반값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불리는 다른 주식도 몇 개 빼고는 비슷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회사들, 진짜로 상온 초전도체 개발과 관계가 있는 회사들인가요?
[기자]
앞서 차트를 보여드린 회사는 "우린 상온 초전도체 개발한 곳과 교류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해온 다음 키워드가, "관계 없다"는데 오른다 입니다.
개발했다는 그 업체와 지분 투자 관계가 있는 곳은 테마주 중 한 곳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단지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테마주 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많게는 10억 원대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내부자들도 이해를 못할 정도로 올랐다는 뜻입니다.
[앵커]
상온 초전도체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외신 보도도 나오던데 이거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새로운 발견이 과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검증이 필요합니다.
다른 연구자에게 재현돼야 합니다.
저항이 0이 되고, 완전반자성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재현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국내 학회가 재료를 확보해 재현을 추진하고 있는데 2주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불확실한데도 일단 사고 보는 사람들, 테마주가 위험하단 걸 모르진 않는데 그래도 '매수 버튼'을 누른단 말이죠?
[기자]
어떤 심리로 테마주에 투자하는지, 한 대학생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테마주 투자 대학생/음성변조 : "테마주 같은 경우는 주가가 빨리 올라가고. 거기에 편승을 해서 그냥 수익만 짧게 보고. 먼 꿈이긴 하지만 경제적 자유도 누릴 수 있고…"]
실제로 SNS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테마주로 쉽게 벌었다는 자랑이 빠르게 퍼집니다.
노골적으로 부와 경제적 자유를 과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투자를 권하는 유튜브나 이른바 '리딩방'이란 단톡방도 성업 중입니다.
그런 걸 보다 보면 나 빼고 다 부자되는 것 아니냐, 따라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게 테마주 쏠림의 한 원인입니다.
[앵커]
테마주란 게 '급등'이 잦긴 하지만 장기적으는 투자 성과가 어떻게 나올까요?
[기자]
테마주만 묶어서 투자하는 테마형 ETF라는 펀드가 있습니다.
1년 뒤에 주식시장 평균과 비교해봤더니 오히려 수익률이 5.7% 낮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미 오른 뒤에 이런 테마가 유망하다면서 만들어진 펀드니까 수익률이 나쁜 것입니다.
테마주라고 뒤따라 사는 걸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앵커]
테마주 열풍을, 단순히 '투자자들 책임' 이라고만 볼 수는 없잖아요?
[기자]
네, '이 때다' 하고 시세 조종 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지요?
당국의 감시가 필요한 대목이고요.
근본적으로는, 테마주 폭등의 원인으로 코로나 19 시대에 쌓인 돈을 꼽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당시 소비가 줄면서 100조 원 이상의 저축이 가계에 쌓인 것인데요.
이 돈은 빚 갚는데 쓰이기보다 주식이나 예금으로 보유 중입니다.
실제로 그래프를 보면, GDP 대비 가계 부채는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풀린 돈이 테마주 투자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장차 이 돈이 부동산에 몰려서 아파트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 한국은행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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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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