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원하는 피규어를 마음대로···모델러는 진정한 창작자가 됐다 [퇴근 후 방구석 공방]
“3D 프린터 작품은 설계, 프린팅, LED구현, 도색 등 다양한 분야의 결과물을 쌓아올린 탑과 같다고 봅니다. 어느 한 부분이 잘못되면 결국 무너지고 말겠죠.” -GodFinger-
-정말 하루 24시간이 모자랍니다.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모델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에 시간이 모자란 것 같긴 합니다. 일과를 마치고 자리에 누우면 거의 기절할 정돈데 운동도 꾸준히해서 그런지 회복도 빠른편입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3D프린터로 유니콘 퍼팩빌리티와 시난주 두대를 동시에 작업하고 있습니다. 출력은 거의 끝나가고 완성이 멀지 않았네요.
- 모형 작업을 수작업으로 하면서 늘 도전해보고 싶었던 분야가 3D프린터를 이용한 모형 작업이었습니다. 건프라 같은 경우 개수, 개조 작업을 하다보면 팔, 다리 같이 한 쌍씩 작업 해야 되는 경우가 많고 무장류는 반복적인 작업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작업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3D모델링, 출력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는게 어느 순간 힘들게 다가왔고 개수된 부품을 복제를 하지 않는 이상 하나의 건담 밖에 못 만든다는게 아쉬워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 고민이 엄청 많았었죠. 돈도 시간도 투자해야 하고 그보다도 3D관련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래도 이 기회에 한번 해보자 하고 알아보니 그동안 취미로 해온 모형 개수 작업과는 아예 다른 분야였습니다. 배워야 할것이 너무 많더라구요.
우선 3D모델링을 할 줄 알아야하는데 3D캐드, 라이노, 3d맥스, 퓨전360등 모두 처음들어본 생소한 프로그램들이었구요. 출력을 위한 프린트도 FDM, dlp, sla, sls등등 모두 처음 접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시작하는 순간 멈출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손으로 개수개조하는 작업의 한계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3D작업 밖에 동기부여를 줄수 있는건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확신이 되어가더라구요. 일단 재정상태와 작업이 가능 할지만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노트북, 3D 프린터, 프로그램 구매하고..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 초창기에 만든 메가사이즈 퍼스트건담의 팔, 백팩, 더블바주카는 라이노라는 3D 프로그램으로 3달정도 공부해서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퓨전360이라는 3D프로그램으로 바라기(조성일- 퓨전솔루션대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시는 유명 3D모델러 분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 첫번째 작품이 1/40스케일 유니콘 풀아머입니다. 이후의 작품들도 모두 바라기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바주카 디자인을 할때 가장 먼저 실제 바주카 사진자료를 찾아보고 기본틀은 원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작업을 합니다. 그 후 검색을 통해 메카닉적인 디자인을 많이 담은 웨폰들의 자료를 찾아보고 적용 할 만한 정보가 있는 디테일들을 스크랩 해놓습니다. 그 자료들을 종합해서 제가 원하는 바주카 디자인을 해나갑니다. 한 번에 되는건 아니고 여러번 수정을 거쳐 원하는 디테일 정보량을 담은 모델링으로 완성시켜 나가는거죠. 결국은 많은 자료를 응용해 반복해서 수정에 수정을 거치는게 저의 방식입니다.
- 갓리시드는 모델링만 총 5달정도 걸린거 같네요. 지인에게 교육받은게 한 3달정도 되구요. 그때 교육장소가 너무 멀어서 이후에는 유튜브 보고 공부했습니다. 지금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풀아머 시작 할 때부터는 모형작업을 하면서 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진행했으면 엄두도 못 낼 작업량이지만 바라기님과 협업을 함으로써 프로포션, 내부 조립구조, 디테일 등등 혼자 할 때보다는 효율성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협업함에 있어서 ‘퓨전360’이라는 3D 프로그램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작업한 부분을 수정 및 보완하는게 가능하여 작업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간내에 작업을 할수 있었던 거 같네요.
원래는 갓리시드 같이 1/48 메가사이즈 유니콘을 풀아머로 개수개조 및 웨폰부분들만 3D모델링으로 진행하려고 했었어요. 근데 갓리시드 때 3D모델링의 장점을 느끼고나서 ‘이번엔 Full 3D모델링으로 작업해보자!’ 막연한 도전을 시작했던거 같아요. 모르는 상태에서 도전했기에 겁없이 들이댔던거 같아요. ‘지금이라면 과연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 책과 유튜브로 독학하다보니 할 수 있는 수준이 예재를 많이 뽑으며 연습하는 것 뿐이였습니다. 다행히 지금 함께 작업하시는 바라기님이 ‘퓨전 360’으로 책을 쓰셨고 이 모든 교육 내용이 유튜브에 업로드 되어 있어서 너무 편하고 재미있게 공부했었습니다.
- 제가 쓰는 3D프린트는 DLP방식으로 레진이라는 액체성질의 재료를 사용합니다. 레진이 한층씩 적층되는 방식인데 한층당 평균 30um (0.03mm)의 수치로 적층하니 퀄리티가 엄청좋죠? 아마 머리카락도 출력이 가능할겁니다.
-초반 유니콘 풀아머를 만들때는 알루미늄 3축 cnc가공을 해서 내부 프레임 고정을 하는 코어를 만들었습니다. 워낙 큰 사이즈이고 이를 버티기 위해 내부코어는 무조건 가볍고 튼튼한 알루미늄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완성하고 보니 미세한 절삭오류로 원하던 자세가 나오질 않았었습니다. 다시 가공하기에는 너무나 비싼 가격이다보니 결국 다른 방법으로 이 부분을 해결했습니다. 이후 부터는 직접 알루미늄 원형봉을 구매해 힘을 많이 받는부위 위주로 기존레진보다 강한 터프레진을 함께 적용해 전보다 좀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처음부터 레진프린터를 사용했었어요. 재료값 비싸고 세척, 경화작업을 해야하는 번거롭고 손이많이 가지만 출력물 퀄리티와 절삭력이 좋다는 장점 때문에 모형 작업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
어떤 제품의 레진 프린트를 사용하시나요?
- 현재는 Phrozen이라는 대만 3D프린터 제조회사의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쓰던 애니큐빅 제품도 좋긴했는데 팬소음, 마감등 품질이 조금 아쉬웠었거든요. 운 좋게도 올해 Phrozen Influencer Marketing 캠페인에 합류하게 되서 프로즌의 여러 제품을 협찬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맘에드는 3D프린터 제조회사였는데 이런 기회를 받게되서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처음으로 작업해본 풀레진킷이다보니 내부구조를 나름 제대로 설계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부분에서 실수를 범했더라구요. 크기에서 오는 내부구조들의 견고함, 풀아머의 무게, 특히 레진출력시 알고있는 레진들의 물성, 레진의 인장강도, 탄성력등 이런 부분을 염두해두지 않고 진행하다보니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3번이나 무너졌었습니다. 부끄럽고 아쉬윘고 수리에 의한 부담감이 컸지만 그래도 이번에 제대로 분석하지않으면 다음작품들도 똑같이 무너질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다른일을 제쳐두고 해결방안을 모색했었어요. 다행히도 그 다음 작품인 벤시부터는 실패로 배운 노하우를 토대로 견고하게 만들었고 이후 디바인퍼펙트빌리티, 시난주는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우선 투명레진의 테스트 였습니다. 레진도 종류가 많다보니 각 회사 제품마다 특성이 다르거든요. 일단 가능한 다양한 레진을 사서 Test를 거쳤죠. 그리고 내부 구조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LED가 들어가는 공간을 마련하고 알루미늄 뼈와 맞물리고 각 파츠간의 간섭등 거의 새로 설계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많은 부분이 바뀌었죠.
- 대학교때 전기를 전공해서 어느정도 led에 관한 기본지식은 있었습니다. 밴시에 적용한건 led matrix 효과를 내야했기 때문에 코딩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코딩 베이직 킷트랑 유튜브 영상보면서 공부보던 찰나에 이전 작업실공방에서 만났던 동생이 Led제어를 대학 때 해본적이 있다해서 밴시 작업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만들어놓은 유니콘구조에 led만 간단하게 적용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신경쓸게 많았습니다. 추후 led 단선 또는 파손시 수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모든 외장파츠는 전부 탈부착이 가능한 구조로 바꾸고 led광원이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내부구조 모델링을 80%이상 수정했습니다. 정말 힘든 작업이었지만 같이 작업하는 바라기님과 동생 덕에 끝까지 작업완료를 할 수 있었죠.
- 일반적인 레진킷들을 작업해보신 분들은 아실텐데여. 디테일들은 외장잡갑이나 프레임에 음각 또는 양각으로 많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깨끗한 면정리를 위해서 양각 디테일을 제거하고 면을 잡거나 음각을 메꾸고 새롭게 파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거든요다. 결국 양각 음각을 분할하여 각각 다듬고 조립하는 구조로 작업는게 가장 깨끗하게 작업을 하는 방법인데요. 3D 모델링을 하면 이런 디테일 부분을 모두 분할하여 프린팅이 가능해집니다.
네. 반다이의 PG급 프라모델처럼 해치가 열렸다 닫혔다가 기믹으로 연동되는건 아니구요. 오픈파츠를 뽑아서 꽂아주는 형식으로 디자인했습니다. 파츠가 열리게 되면 내부 프레임까지도 신경을 써야 되고 열린 파츠를 고정시켜줄 홀도 따로 만들어주는 식으로 작업했습니다.
- 어떻게 아셨죠? 아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3D모델링을 출력할때 최대한 다듬기를 효율적으로 할수 있게끔 분할 출력합니다. 그리고 출력물에 서포트를 달아줄 때 최대한 표현부를 피해서 달아주는게 이전과 차이점이라고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3D프린트도 최대한 최신제품(3년전에 시작할때만 해도 4K해상도를 지닌 레진프린트가 최고였는데 현재는 12K해상도까지 발전했습니다) 을 이용하려고 투자합니다.
- 퍼펙티빌리티 같은경우는 해외분께서 의뢰를 주신건데 국내라면 제가 직접 설치 및 전시를 해드리는데 해외는 그게 불가능해서 최대한 조립설치가 쉽도록 밴시 때 보다도 좀 더 많은 자석구조를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백팩에 크고 무거운 쉴드가 2개씩이나 달려있기 때문에 강도테스트도 진행한 나일론 계열의 기능성 터프레진도 추가하여 작업했습니다.
- 3D프린팅에서 서포터를 달아주는 작업이 출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튼튼하게 달아 주지않으면 출력물이 제대로 지지를 못해 떨어지거나 찌그러져 출력 실패가 납니다. 반대로 너무 많은 서포터는 후가공이 힘들구요. 적절하게 달아주는게 관건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포팅해서 출력해야하는 파츠가 하루에 적게는 30개에서 많게는150이상 되다보니 결국 서포팅작업도 효율을 따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빠르게 달아주되 실패율 없이 튼튼하게!
- 3D레진 프린팅은 온습도 등 출력환경, 프린트기기상태( Z축, 필름컨디션, lcd상태), 레진의 물성, 서포팅셋팅(노광값, 서포트의 크기 밀도) 등등 생각보다 많은 변수에 의해 출력의 실패가 발생하는데요. 저 또한 위의 여려변수에 대한 대처방안이 부족해서 많은 실패를 했었네요. 지금은 노하우가 쌓여서 거의 실패없이 출력하고 있습니다.
- 각 분야(설계,출력,샌딩,LED,도색)마다 생각보다 많은 전문성이 필요하다보니 혼자서 다하려고 하면 힘이 많이 들고 쉽게 지칠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3D모델링하시는 바라기님(조성일)이 안 계셨다면 이런 작품을 완성하지 못 했을겁니다. 모델링 프린팅 후가공,도색 이모든 걸 마스터하신 분은 몇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많이 있습니다.
- 조만간 보실수 있습니다. 제 작품 의뢰를 해주시는 클라이언트가 내년 즈음 피규어 관련 갤러리를 오픈한다고 합니다. 제 작품뿐만 아니라 국내유명 작가님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 될 예정이구요. 오픈하게 되면 제 채널에서 꼭 구독자님들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와서 보시면 너무 행복할거 같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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