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학생인권조례…“전면 개정·폐지” vs “조례 탓 아니야” [댓글리뷰]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학생인권조례’가 시험대 위에 올랐다. 연이은 교사 폭행 사건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부글부글 끓던 ‘교권 추락’ 문제가 폭발하면서다. 정부와 여당은 학생인권조례가 지나치게 학생의 인권을 강조해 교사의 교권을 하락시켰다고 보고, 개정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학생 인권과 교사의 교권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며 학생인권조례 개정이 소모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반대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의회에서 처음으로 제정됐다. 이후 전국으로 확산돼 현재 서울, 인천, 광주, 전북, 충남, 제주 등 7개 시·도에서 시행 중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차별 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의 자유 보장, 소수 학생의 권리 보장, 폭력에서 자유로울 권리 등이 폭넓게 규정한다. 당시만 해도 교사의 무분별한 체벌이 문제가 됐던 만큼 학생인권조례는 현장의 인권 의식 신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현장을 ‘무법지대’로 만든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온라인 여론을 살펴봤다.
학생인권조례 대폭 개정이나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은 학생인권조례로 교실이 황폐화 됐다고 주장한다. 학생 인권이 학생 생활·학습 지도를 불가능하게 하는 ‘무기’가 돼버렸다는 문제 의식이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수업 중 교단에 누워있거나 라면을 먹는 학생을 교사가 제지하지 못하는 모습이 퍼지면서, 이를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디 seom**** 누리꾼은 “선생님이 하지말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라면 먹으면서 라이브하고, 자고 있을 때 깨워도 안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뭘 하든 그냥 수업만 하고 나가는 선생님이 생긴다”며 “수업에 집중하라고 하거나 뭐라고 말만 하면 신고한다. 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sdgm****은 “학생을 지도할 권한조차 없다면 학교는 존재 이유가 없다. 지금 학교는 학생들 놀이터에 불과하다”고 했다.
학생인권조례를 교육공동체 전체에 대한 조례로 바꾸거나 구체화 해 교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아이디 zizi****는 “(인권 조례와 교권 조례의)통합이 불가능하다면 학생인권조례에서 아동학대 독소 조항을 빼고 교원인권조례와 생활지도위원을 만들어 문제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며 “근거가 있어야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되고 아동학대범으로 몰리지 않는다. 학부모도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침해는 별개의 문제라는 의견도 많다. 아이디 last**** 누리꾼은 “대구와 울산은 학생인권조례가 없는데도 교권 침해 사례가 꾸준히 늘었다. 인권조례 탓만 할게 아니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 iamy****는 “학생과 부모의 갑질교육, 가정교육이 문제다. 조례가 근본 원인이 될 수 없다”며 “대전, 경북 대구에서 일어난 교사 폭력 사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학생들 인권도 분명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의당 정책위원회가 2017~2021년 시도별 교육활동 침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조례가 있는 곳에선 5349건(48.0%), 없는 곳에서 5799건(52.0%)의 교육활동 침해가 있었다.
학생인권조례 안에 이미 학생의 책임을 규정한 조항이 있어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디 lhj8****는 “학생인권조례 찾아보면 학생인권 제한도 경우에 따라서 가능하다고 돼있다. 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교육의 목적상 필요한 경우에 한정, 학생이 제정·개정에 참여한 학칙 등 학교 규정으로 (제한)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실제 사례를 분석해 일선에서 응용 가능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전라북도 학생인권조례는 제4조(책임과 의무) 조항에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학생이 교사, 학생 등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에는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규정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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