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경기 연속 안타’ 미친 김하성이 또 오타니 넘었다, 또 시즌 亞 신기록 눈앞이다

김태우 기자 2023. 8. 1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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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멀티히트로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간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는 김하성은 시즌 아시아 기록을 죄다 쓸 기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하루 휴식일이 뜨거운 타격감에 방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미친 타격감은 그런 작은 방해 요소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시즌 아시아 기록을 또 소환하고 있다.

김하성은 12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원정 경기에 선발 1번 2루수로 출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최근의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 갔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88에서 2리 오른 0.290을 기록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유지했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도 0.837로 조금 더 올랐다.

직전 경기였던 10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1안타 1볼넷 3도루를 기록하며 종횡무진 에너지를 뽐낸 김하성이었다. 한 경기에 2출루 이상, 3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샌디에이고 선수는 2019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이후 김하성이 처음이었다. 팀 전체가 하루를 쉰 가운데, 김하성은 리드오프로 돌격대장 몫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아쉽게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김하성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로 등장했으나 3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하루 휴식일이 김하성의 타격감에 방해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간 부진했던 팀 동료들이 힘을 내며 김하성의 부담을 덜었다. 그간 잘 맞은 타구에 비해 운이 지독하게도 없었던 타티스 주니어가 장타를 터뜨리면서 김하성 대신 팀의 에너지를 이끌었고, 소토와 크로넨워스도 장타로 적시타를 장식하며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자 김하성은 경기 중‧후반 대활약하며 팀의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 15경기 연속 2출루 이상 경기, 1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차례로 쓴 김하성
▲ 추신수의 한국인 최장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 김하성

김하성은 네 번째 타석이었던 6회 2사 2루에서 우완 루이스 프리아스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치며 팀의 7-1 리드를 만들었다. 2사 후 나온 타점이라는 점에서 이날 경기의 흐름을 샌디에이고 쪽으로 굳히는 귀중한 적시타였다.

감을 잡은 김하성은 9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방향 2루타를 때려 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시즌 16번째 2루타였다. 이어 타티스 주니어가 적시타를 때려 뒤를 받쳤고, 소토와 보가츠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애리조나의 추격 흐름을 막아서도 10-5로 이길 수 있었다. 김하성, 타티스 주니어, 소토, 보가츠가 모두 안타를 맛봤다는 점에서 샌디에이고 더그아웃에 흥이 넘쳤다. 단순히 승리가 아니라 팀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승리였다.

이날 안타로 김하성은 지난 7월 25일 피츠버그전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16’까지 늘렸다. 올 시즌 1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샌디에이고 타자는 김하성이 유일하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11명뿐이다. 현재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 중에서는 최장 기간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기록은 넘어섰다. 오타니는 6월 4일부터 6월 19일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김하성이 1경기를 앞서 나갔다. 김하성은 올 시즌 아시아 선수 한 경기 연속 2출루 이상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오타니를 제친 바 있다. 오타니의 기록은 9경기였는데, 김하성이 이를 15경기까지 늘리면서 스즈키 이치로의 아시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바 있다.

이제 김하성은 올 시즌 아시아 기록에 도전한다. 아시아 기록은 올해 보스턴에 입단해 정교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가 가지고 있다. 개막 직후 부진했던 요시다는 감을 잡은 뒤 4월 중순부터 무서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연속 경기 안타 행진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요시다는 4월 21일부터 5월 8일까지 16경기 연속 안타로 이 부문 올 시즌 아시아 선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요시다는 16경기 동안 타율 0.438의 무서운 타격으로 28개의 안타를 쓸어 담았다. 이 기간 OPS는 1.229에 이르렀다. 요시다가 궁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다면, 아마도 초반 고비를 넘겼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이었다.

▲ 시즌 초반 1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던 요시다 마사타카
▲ 팀 승리를 합작한 김하성과 타티스 주니어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이 요시다와 어깨를 나란히 한 가운데, 다음 경기에서 안타를 때린다면 요시다를 넘어 올 시즌 기록을 쓴다. 한편으로는 한국인 선수 최장 기록인 추신수의 기록도 넘어선다. 추신수는 2013년 7월 3일부터 7월 23일까지 1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8번의 서로 다른 10경기 이상 연속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21세기 구단 기록도 얼마 안 남았다. 2000년 이후 샌디에이고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두 차례 기록한 17경기다. 김하성이 여러모로 아시아와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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