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에서 우승 후보로' 마이애미에서 펼쳐지고 있는 '리오넬 메시 매직'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리오넬 메시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증명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12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DRV PNK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시즌 리그스 컵 8강에서 샬럿FC을 4-0으로 격파했다. 이날로써 4강에 진출한 마이애미는 필라델피아 유니언과 결승 티켓을 놓고 겨루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동부 컨퍼런스 최하위로 추락했던 마이애미가 달라졌다.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의 선수)' 메시를 전격 영입하고 나서부터다.
엄청났다. 마이애미는 메시 영입 이후 돌입한 리그스컵에서 크루스 아술(2-1 승), 애틀랜타 유나이티드(4-0 승), 올랜도 시티(3-1 승), FC 댈러스(4-4 무, 승부차기 5-3 승)를 차례로 격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메시는 4경기 동안 무려 8개의 공격포인트(7골 1도움)를 쓸어 담았다. 마이애미를 그야말로 '하드 캐리'하며 승리로 이끌었다.
이번엔 같은 동부 컨퍼런스 소속 샬럿. 메시는 4-3-3 포메이션 아래 우측 윙포워드로 출격했다. 뒤이어 영입된 세르히오 부스케츠도 선발 출격해 중원을 책임졌다.
손쉬운 승리였다. 전반 9분 메시 패스를 시작으로 혼전 상황이 펼쳐졌다. 이때 딕슨 아로요가 상대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메시는 기회를 양보했고 대신 키커로 나선 조세프 마르티네스가 침착히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격차가 벌어졌다. 전반 32분 전방으로 롱볼이 향하는 사이 메시가 중앙으로 침투를 노렸다. 수비가 집중된 빈 공간에서 패스를 받은 드안드레 예들린이 중앙으로 연결했다. 빠르게 뛰어든 로버트 테일러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밀어 넣어 득점했다.
후반전도 일방적이었다. 메시는 교체 없이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33분 샬럿 측에서 자책골까지 나온 상황. 사실상 승리가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메시가 정점을 찍었다. 후반 41분 메시가 전달한 침투 패스가 레오나르도 캄파나에게 정확히 전달됐다. 볼을 살려낸 사이 메시가 중앙으로 뛰어든 다음 컷백을 가볍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결국 마이애미는 골잔치를 벌이며 샬럿을 완파했다.
이날 메시가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1골이었지만 실제 영향력은 그 이상이었다. 측면과 중앙을 적극적으로 오가며 마이애미를 지휘했다. 샬럿은 메시를 막기 위해 분투했지만 그러는 사이 다른 공격수들을 놓치며 연거푸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메시 발끝에 미국 무대가 휘청인다. 당장 마이애미는 메시 합류 전까지 리그 22경기 동안 22득점 36실점에 그치며 공수 양면에서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꼴찌까지 추락한 순위만큼 득점과 실점 모두 말 그대로 최악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런 마이애미가 메시가 합류하니 180도 달라졌다. 오늘 샬럿전까지 포함해 리그스 컵 5경기 동안 17득점 6실점이다. 동부 컨퍼런스는 물론 MLS 전체를 놓고 봐도 최약체였던 마이애미가 리그스 컵 준결승까지 진출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모두 메시라는 선수 한 명이 이룩한 결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MLS는 "리그스컵에서 8번째 득점을 터뜨린 메시는 이제 독보적인 골든 부트(득점왕) 후보다. 그는 데뷔 이후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다. 메시가 보여준 초월적인 영향력으로 마이애미는 사상 첫 트로피까지 2승만 남겨뒀다"라고 감탄했다.
이어 "메시는 믿기 어려운 걸 평범한 걸로 보이게 만들었다. 단순히 생산성과 스타성뿐만이 아니다. 그는 거의 모든 단계에서 마이애미를 지킨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메시를 막을 자가 과연 존재할까. 마이애미는 16일 오전 8시 리그스 컵 준결승에서 필라델피아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도 승리할 경우 20일에 있을 결승전에 진출해 몬테레이와 내슈빌 SC 맞대결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쟁한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칭송받고 있는 메시. 그는 미국 무대 데뷔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마이애미에 첫 우승을 안길 기회를 잡았으며 2024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에 나갈 찬스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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