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억 물어줄 판…'동성애 금지' 국가서 돌발행동 한 英밴드 '후폭풍'

12일(현지시간) 동성애가 금지된 말레이시아에서 이를 비판하며 남성 멤버간 키스를 한 영국 밴드 '더 1975'(The 1975)가 36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사진은 영국 런던에서 공연 중인 더 1975의 모습. 2019.02.20/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남성 멤버 간 키스를 한 영국 밴드가 36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1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굿 바이브스' 페스티벌 주최측은 영국 밴드 '더 1975'를 상대로 270만달러(약 3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밴드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강력히 비난했다. 밴드의 프런트맨은 규제를 비난한 이후 베이시스트에게 키스했다.

이에 정부는 남은 페스티벌 일정을 취소하고 향후 밴드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금지했다. 밴드는 이후 같은 달 23일 예정된 인도네시아 공연과 대만 일정도 취소했다.

외신은 "이슬람교가 대다수인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는 불법이며 법에 따라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주최사 측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 "본질적으로 계약 위반에 대한 것"이라며 "밴드가 모든 현지 지침과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규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밴드의 행동으로 페스티벌이 취소되면서 "생계를 위해 축제에 의존했던 지역 예술가와 소규모 사업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밴드는 앞서 2019년에도 비슷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밴드 보컬 매트 힐리는 동성애가 불법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공연에서 남성 팬에게 입 맞췄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