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기름 부은 '대의원제 무력화'…민주 '혁신안' 후폭풍

고석승 기자 2023. 8. 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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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대의원제 폐지를 제안한 뒤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혁신안에 반대하는 비명계가 이재명 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다음주에 있을 의원총회에서 공개 충돌할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고석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부은 건 '대의원제 무력화'입니다.

혁신위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뽑는 전당대회 때 영향력이 컸던 대의원들의 표 비중을 아예 없애라고 제안한 겁니다.

권리당원에는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면,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친명계에 유리할 수 있는 겁니다.

당장 지도부에서도 공개적으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이런 무리수를 두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서은숙/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낡은 존재로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비명계에선 친명계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무리한 안을 밀어붙인 것으로 의심합니다.

당 대표가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은 상태에서 물러나게 되면,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아야 합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12월 전에 자진 사퇴하거나 구속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차기 대표에 친명계를 앉히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혁신안 발표 직후 이 대표를 향해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혁신안은 혁신위의 제안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를 거쳐서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당내 반발이 크다'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당내 반발도 큰데…} …]

혁신안은 조만간 열릴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인데, 친명계와 비명계가 공개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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