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갔다” “재미없다” “식상하다” 선망 받던 엔터 ‘명가’ 무슨일이

2023. 8. 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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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댄스가수 유랑단. 흥행 보증수표 이효리를 내세웠는데도 불구하고 2%대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사진, CJ ENM]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꼭 사라→ 당장 팔아라…돌변” 엔터테인먼트 명가 CJ ENM을 바로 보는 시장의 시각이다.

콘텐츠 시대 큰 주목을 받았던 CJ ENM이 추락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수익 악화, OTT 등장 등 여러가지 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콘텐츠 경쟁력 저하가 뼈 아프다.

수많은 히트 콘텐츠를 내놓으며 승승장구 했지만, 이젠 “한물 갔다”는 말이 나온다. 영화는 넷플릭스에 크게 밀리고 있고, 예능 조차도 별 주목을 받고 못하고 있다.

내놓은 콘텐츠마다 “식상하다” “재미없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흥행 실패로 충격적인 적자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주가 역시 폭락 주주들은 아우성이다.

CJ ENM 본사

지난 11일 CJ ENM은 전 거래일 대비 4000원(6.02%) 내린 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2만원 가던 주가는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여기에 충격적인 실적을 또 내놓으며, 주가가 바닥을 뚫고 지하로 기어들어가는 형국이다.

CJ ENM는 올 2분기 영업손실 304억원을 냈다. 앞서 올 1분기에도 5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적자폭이 예상보다도 훨씬 크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증권사들은 CJ ENM 2분기 적자폭을 100억원대로 예상했지만 실제 적자는 이 보다도 훨씬 컸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 [사진, CJ ENM]

내놓은 콘텐츠마다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스타 PD로 불리는 김태호 PD와 흥행 보증수표 이효리를 앞세워 엄청난 물량을 퍼부었던 ‘댄스가수 유랑단’ 시청률은 고작 2~3%대 그쳤다.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을 앞세운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평균 4~5%를 웃돌던 시청률이 3.9%(2일)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재석의 ‘유 퀴즈’는 큰 호평을 받아왔던 CJ ENM tvN의 간판 콘텐츠다. 하지만 이젠 연예인 새 작품 홍보용 토크쇼가 돼 “식상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작비 280억 원이 투입, 큰 기대를 모았던 영화 ‘더 문’

내놓는 영화도 줄줄이 참패다. 제작비 280억 원이 투입, 큰 기대를 모았던 ‘더 문’은 개봉 7일 차에도 누적 관객이 고작 41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같은 날 개봉한 경쟁작 '비공식작전'이 81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절반에 밖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더 문’의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 관객. 하지만 100만 관객도 넘기지 못한 채 극장가에서 퇴장할 것으로 보인다. 손실이 어마어마하다.

‘더 문’ 뿐만아니라 CJ ENM가 올해 내놓은 ’유령‘과 ’카운트‘ 등 기대작들도 줄줄이 실패했다. 예술성·상업성에서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CJ ENM 본사 [사진 CJ ENM]

CJ ENM의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 콘텐츠 스튜디오 피프스시즌도 현지 파업 여파로 작품 제작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CJ ENM의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가 역시 CJ ENM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적자 행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잇따른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디어 플랫폼 및 영화, 드라마 부문의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계속되는 콘텐츠 부문 실적 부진을 고려했을 때 실적 회복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CJ ENM은 올초 비용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 제작진의 이탈이 이어지는 등 내부조직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다. 흥행 콘텐츠를 만들던 사람들이 대거 이탈하니 “매출 감소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콘텐츠의 체질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OTT, 유튜브, 틱톡 등 숏폼을 통한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CJ ENM의 콘텐츠는 연예인 이름값만 앞세운 재탕 삼탕식 지루한 콘텐츠가 많다는 지적이다.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만으로는 반전을 이끌기는 역부족이다. 근본적인 콘텐츠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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