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키스’ 英 밴드, 말레이시아서 ‘36억원’ 손해배상 피소

영국 밴드 더 1975의 멤버인 매튜 힐리가 지난해 8월 22일 영국 리딩 뮤직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밴드 ‘더 1975’가 말레이시아 공연 중 남성 멤버 간 키스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수십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음악페스티벌 ‘굿 바이브스’를 주최한 공연 기획사가 ‘더 1975’를 상대로 1230만 링깃(35억7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더 1975가 지난달 21일 열린 해당 음악 페스티벌에서 한 행동이 문제였다. 이들은 공연 중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강하게 비난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급기야 밴드 멤버 매튜 힐리는 다른 멤버 로스 맥널드에게 입을 맞추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민 대다수 종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남은 축제 일정을 취소하고, 더 1975의 향후 말레이시아 공연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이 밴드는 인도네시아, 대만 공연을 취소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공연 기획사 측 변호사 데이비드 매튜는 성명을 통해 “출연진이 무대에서 모든 현지 규정과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있다”며 밴드가 계약사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 때문에 축제가 취소됐고 이는 지역 아티스트들과 중소기업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스와치 매장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무늬가 들어간 시계를 압수했다. 이에 해당 회사는 말레이시아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시계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