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인천] ‘127구 포효’ 모두가 뷰캐넌의 ‘낭만’을 즐겼다… 고민 거듭했던 감독도 감탄했다

김태우 기자 2023. 8. 12. 17: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11일 인천 SSG전에서 6회 위기를 넘긴 뒤 포효하는 뷰캐넌 ⓒ삼성라이온즈
▲ 6이닝 127구 2실점 역투를 펼친 뷰캐넌 ⓒ삼성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하이라이트는 삼성이 4-2로 앞선 6회 SSG의 공격이었다. 2점을 뒤진 SSG가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을 괴롭히며 호시탐탐 득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1사 후 김성현이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어 한유섬이 좌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미 투구 수는 요즘 선발 투수들의 책임 투구 수인 100개를 넘어 112개에 이른 상황이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만큼 벤치도 고민을 할 법한 상황이었다. 실제 12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 또한 교체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투구 수가 너무 많았다”고 했다. 경기 초반 투구 수가 많았던 데다 마지막 이닝이자 힘이 가장 떨어졌을 법한 6회에도 투구 수가 많았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교체하지 않은 건 선수 자신의 의지였다. 박 감독은 “본인 의지가 컸다”고 설명했다. 뷰캐넌은 그 상황에서 등을 보이고 싶지 않았고, 자신이 남긴 주자는 자신이 책임지고자 했다.

집중력과 힘을 끌어올린 뷰캐넌은 김민식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최지훈과 승부에서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6회를 마치고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최지훈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순간 뷰캐넌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에이스의 투지를 본 삼성 더그아웃이 끓어올랐음은 물론이다.

사실 뷰캐넌의 이날 컨디션이 100%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구속이 조금 떨어졌다. 6이닝 동안 안타도 9개 맞았다. 6회 마지막 두 타자도 각각 8구, 7구까지 가는 승부였다. 결국 미묘한 차이였는데 그 기세 싸움에서 뷰캐넌이 이긴 셈이었다.

박 감독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위기 상황인데 또 에이스답게 위기를 잘 넘겼다”면서 “투구 수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또 삼성의 에이스고, 그런 것에 대해 조금 더 믿음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에이스답게 깔끔하게 처리해줬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 에이스다운 투지와 능력을 동시에 보여준 뷰캐넌 ⓒ삼성라이온즈
▲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김현준 ⓒ삼성라이온즈

외국인 선수이기에 더 빛나는 헌신이었다. 이미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고 있었고, 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에이스다. 110구를 넘긴 순간 마운드를 내려가겠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뷰캐넌은 팀과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의지를 불태웠다. 박 감독도 “외국인 선수들은 여러 상황이 발생하면 조금 몸을 사리는 그런 선수들도 많았다”고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런데 우리가 같이 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책임감이 있다. 팀에 대한 희생이 몸에 잘 배어 있는 것 같다.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런 뷰캐넌의 투구를 보고 아마도 피가 끓어오를 선수가 있을지 모른다. 올해 NC와 계약했으나 최근 웨이버 공시된 뒤 클레임 절차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테일러 와이드너(29)다. 와이드너는 13일 인천 SSG전에 등판해 삼성 데뷔전을 가질 예정이다. 박 감독은 “어제(11일) 가볍게 불펜 피칭을 했다”면서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올해 부상 탓에 지각 개막했고,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와이드너는 시즌 11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4.52의 성적을 남겼다. 기복도 있었고 절대적인 성적도 좋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을 노리는 NC가 결국 외국인 교체를 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마지막 두 경기, 7월 28일 kt전(6이닝 2실점)과 8월 3일 롯데전(7이닝 1실점)은 모두 잘 던졌다. 삼성은 부상을 당한 알버트 수아레즈 대신 와이드너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박 감독은 “초반에는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그러더라. 그러면서 오히려 몸 상태가 최고조로 올라와 있었는데 웨이버가 됐다고 했다. 그런 자신감을 좀 보이더라”고 기대를 걸었다.

한편 삼성은 12일 김현준(중견수)-김성윤(좌익수)-구자욱(우익수)-피렐라(지명타자)-류지혁(3루수)-강한울(2루수)-오재일(1루수)-이재현(유격수)-김재성(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후반기 들어 타격 컨디션이 좋은 김현준 김성윤 구자욱을 1~3번에 전진 배치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선발은 좌완 백정현이다.

▲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구자욱 ⓒ삼성라이온즈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