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스트가 되는 법’ 이탈리아 페미니스트 작가 미켈라 무르자 별세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지식인 미켈라 무르자가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51세.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무르자가 몇 달 전 신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끝에 이날 로마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1972년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카브라스에서 태어난 무르자는 신학을 공부한 뒤 종교 교사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상점 점원, 세무 직원, 야간경비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무르자는 2006년 텔레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소설 <세상은 알아야 한다>를 출간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콜센터 노동자의 현실을 묘사한 이 작품은 연극과 영화로도 제작됐다.
안락사를 둘러싼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 <아카바도라>로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 ‘캄피엘로상’과 ‘몬델로 국제 문학상’을 받았다.
2011년 가톨릭적 맥락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담은 <아베 마리아, 교회가 여성을 만들었다>를 2013년에는 이탈리아의 여성 폭력을 다룬 <사랑해서 죽였다고, 헛소리!>를 출간했다.
2018년에는 민주주의가 파시즘으로 변질되는 과정과 파시즘의 위험성을 경고한 <파시스트가 되는 법>을 펴냈다. 이 책은 국수주의, 소수자 혐오 등 세계 각지에서 부상하고 있는 포퓰리즘과 극우운동을 풍자적으로 묘사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10여 개국에 번역됐다.
무르자는 페미니스트이자 자유주의 가치의 옹호자로서 신문 기고와 방송 활동 등을 통해 성 평등, 반파시즘 운동에 앞장서며 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지성인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그는 지난달 배우 겸 감독인 로렌초 테렌치와 결혼했다. 무르자의 장례식은 12일 오후 3시30분 로마 포폴로 광장 교회에서 치러진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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