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즐거운 일상을 선물하는 드라이빙 파트너 – 토요타 GR86

2023. 8.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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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86

최근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 기조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인 획일화’를 이뤄내 ‘시장의 다양성’이 이전보다 줄어드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토요타의 최근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전동화에 대한 속도를 더하면서도 CNF(Carbon Neutral Fuel), 수소 등 다채로운 기술 개발과 함께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깃발을 그 어떤 시기보다 높게 들어 올리며 ‘자동차의 즐거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는 국내 시장에도 전해지며 GR 수프라, GR86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요타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스포츠 쿠페, GR86은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토요타 GR86

시승을 위해 준비된 GR86은 지난 2012년 데뷔한 초대 86의 계보를 잇고, 한층 발전된 모습을 품고 있다.

토요타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GR86은 4,265mm의 전장은 물론이고 각각 1,775mm와 1,310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날렵한 2도어 쿠페의 이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민첩성을 예고하는 짧은 휠베이스(2,575mm)는 물론 1,275~1,285kg의 가벼운 무게로 이어지는 주행의 즐거움을 예고한다.

토요타 GR86

목적이 확실한 스포츠 쿠페, GR86

고도화된 기술의 시대, GR86은 말 그대로 ‘시대를 거스르는 경량 스포츠 쿠페’를 추구한다. 즐거운 드라이빙을 구현하기 위해 가볍게, 또 작게 구성된 차체가 시선을 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과거의 여러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 그리고 12년에 등장했던 초대 86 등의 담겨 있는 ‘설계 사상’을 고스란히 계승하는 모습이다.

차량의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초대 86과 같은 ‘방향성’을 품고, 더욱 매끄럽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곡선이 강조된 보닛 라인, 깔끔하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더불어 가주 레이싱의 DNA를 강조하듯 프론트 그릴 한켠에 GR 배지를 더해 정체성을 강조한다.

토요타 GR86

측면 역시 초대 86과 유사한 모습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물론이고, 무게 중심을 고려한 프로포션 역시 확인할 수 있다. 대신 전륜 및 후륜 펜더 부분이 한층 강조되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더불어 경량 스포츠쿠페의 성격을 강조한 17인치 및 18인치 휠, 스포츠 타이어가 조합되어 완성도를 높인다.

후면 디자인은 기존 86 대비 날렵함이 강조된 모습이다.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새롭게 더하고 깔끔한 바디킷, 그리고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을 더해 시각적인 즐거움, 그리고 ‘스포츠 쿠페’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참고로 이러한 모습은 형제 모델, 스바루 BRZ와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토요타 GR86

더욱 단조롭게 구성된 공간

외형에서 알 수 있듯, GR86은 최신의, 그리고 보다 복잡한 기술을 담기 보다는 여러 요소를 배제하며 ‘경량 스포츠 쿠페’를 더욱 선명히 구현한 차량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실내 공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고급스러운 소재보다 가벼운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튜닝’이 예상되는 부분 역시 비교적 염가의 소재로 구성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직선적으로 다듬어진 대시보드,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센터페시아가 더해졌다. 더불어 간결한 구성의 스티어링 휠, 곳곳의 GR 배지가 차량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토요타 GR86

그래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능을 채웠다. 실제 디지털 클러스터를 통해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하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개선되어 다채로운 기능, 그리고 스마트 폰과의 연계가 가능하다. 다만 그 그래픽 연출, 기능의 품질 등은 ‘평균 이하’에 머무른다.

더불어 일반적인 차량, 그리고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에서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음향 경험’ 또한 포기해야 한다.

토요타 GR86

공간 구성에 있어 핵심은 바로 드라이빙을 위하 요소를 제대로 품고 있다는 점이다. 가죽은 물론이고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스포츠 버킷 타입의 시트가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를 통해 더욱 견고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다만 2+2 시트 구조를 바탕으로 마련된 2열 공간은 ‘존재’할 뿐, 실제 사용성은 낮은 모습이다. 차라리 2열 시트를 폴딩, 적재 공간과 수납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GR86을 보다 효과적이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토요타 GR86

적재 공간은 협소하다. 이는 차량이 가진 구조적 특징이기에 ‘단점’이라 지적하기 어렵다. 참고로 적재 공간 자체는 무척 깔끔히 다듬어진 모습이지만 절대적인 공간은 다소 협소하게 보인다. 그래도 2열 공간을 수납 공간을 쓰거나 2열 시트 폴딩을 통해 추가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토요타 GR86

밸런스를 고려한 파워트레인의 변화

초대 86은 개발 단계부터 경량의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전체적인 밸런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200마력 초반의 출력’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GR86은 한층 긍정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초대 86 대비 배기량을 400cc 늘린 2.4L 수평대향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이를 통해 231마력과 25.5kg.m의 토크를 구현한다. 변속기는 6단 수동 변속기가 채택됐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더해진다.

이를 통해 GR86은 기존 86 대비 한층 경쾌하고 민첩한 주행 성능을 뽐내며 ‘다루는 즐거움’을 살린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9.5km/L(복합 기준, 도심 8.2km/L 고속 11.9km/L)다.

토요타 GR86

즐거운 드라이빙 파트너

GR86을 충분히 둘러보고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경량 스포츠 쿠페의 성격에 초점을 맞춰 낮은 시트와 쾌적한 시야, 그리고 안정감을 더하는 시트 등이 만족감을 높인다. 물론 일부 소재의 활용, 그리고 연출 등은 내심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시트나 스티어링 휠 등의 조율은 모두 수동 방식을 채택했지만 확실히 빠르고 간편하다. 이외에도 과하지 않은, 그리고 숨기지 않는 엔진의 소음도 적절하다. 다만 드라이빙 포지션 구현에 있어 비중이 큰 스티어링 휠의 위치 조절 범위는 내심 아쉬웠다.

토요타 GR86

GR86에 부여된 231마력과 25.5kg.m의 토크는 강력한 성능은 아니지만 드라이빙을 즐기이엔 충분하다. 즉각적인 반응성, 그리고 준수한 출력을 바탕으로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등에서도 큰 부침 없이 속도를 더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자연흡기 엔진의 질감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시승을 하며 만났던 일상의 도로는 물론이고 오르막 구간, 추월 상황 등 대부분의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제시한다. 다만 차량의 성격 상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 감각이 워낙 가벼운 편이라 ‘정교한 주행’을 위해서는 제법 오랜 연습 시간이 필요하다.

토요타 GR86

엔진에 합을 이루는 6단 수동 변속기는 보다 직접적인 출력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조작감이 일반적인 수동 변속기와 달리 ‘말 그대로 순수한’ 모습이다. 실제 기어 레버를 조작할 때 여느 수동 변속기보다 더 확실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게다가 차량이 가벼운 만큼 클러치 페달 조작 감각도 가볍고 아니라 출력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과정 역시 가볍고 민첩해 ‘충분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말 그대로 ‘경량 스포츠 쿠페’에 최적화된 모습이다.

토요타 GR86

GR86이 데뷔 이후 수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바로 그 주행 성향, 그리고 그로 인한 즐거움에 있다.

실제 주행 전반에 걸쳐 GR86은 운전자의 의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물리적 현상을 그대로 전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작고 가벼운, 그리고 짧은 휠베이스를 가진 만큼 차량의 움직임 자체는 가볍고 경쾌하다.

토요타 GR86

조향, 그리고 조향에 따라 반응하는 차체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현상들을 느끼는 것이 무척 즐겁게 느껴진다. 강력한 출력에 무거운 차체, 그리고 첨단 기술 요소들이 항시 개입하는 최신의 차량과 다른 모습이다.

특히 타이어가 좁은 만큼 작은 실수로도 그 여파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운전자 스스로 자신의 조작, 주행 성향, 그리고 그로 인한 차량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GR86의 즐거움이다.

토요타 GR86

그리고 이러한 ‘실수’의 결과 역시 즐겁다. 도로 한 구석, 혹은 트랙의 방벽에 파묻히는 게 아니다. 실제 차량의 움직임이 ‘본 궤도’를 벗어난 후 속도, 조향 등을 더하면 회복할 수 있고, 나아가 ‘회복의 과정’도 느낄 수 있다.

즉, GR86은 말 그대로 운전자에게 ‘우수한 드라이빙 파트너’이자 ‘기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교보재’의 역할을 모두 능숙히 해내는 모습이다.

정의철 드라이버(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

참고로 이러한 GR86의 특징은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동 중인 프로 드라이버들의 코멘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슈퍼레이스에 출전 중인 정의철 선수는 GR86에 대해 “덕분에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이 무척 기민한 모습이다”라며 “단순히 조향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 외에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고 평가한다.

또한 “지금 당장 빠르고, 강렬한 차량을 원한다면 GR86은 정답이 아니다”면서도 “함께 하고 즐겁게 달릴 수 있고, 스스로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운전자라면 ‘GR86’는 무척 매력적인 선택이다”고 평가한다.

좋은점: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는 구성, 즐거운 주행 가치

아쉬운점: 다소 공간 구성, 그리고 2열 공간

토요타 GR86

주행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GR86

GR86은 기존 86대비 넉넉한 배기량, 상승한 출력은 물론이고 기존의 강점이었던 우수한 회두성 및 차체의 일체감 역시 더욱 발전된 모습이다. 덕분에 ‘믿고 주행을 펼칠 수 있는’ 확신을 준다.

그리고 다양한 기술의 지원이 아닌, 순수한 ‘하드웨어’ 그리고 운전자의 기량을 바탕으로 한 주행을 선보이며 ‘함께 하고 발전하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차량이다. 그것이야 말로 231마력의 빈약하지만, 뛰어난 스포츠 쿠페 ‘GR86’의 가치일 것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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