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동성애 규제 비판하며 ‘동성 멤버 키스’ 英밴드 36억원 배상 피소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8.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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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동성애 규제를 비판하며 무대 위에서 남성 멤버들끼리 키스한 영국 밴드 ‘더 1975’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12일 AF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레이시아 음악 페스티벌 ‘굿 바이브스’를 주최한 공연기획사는 이 행사에 출연한 ‘더 1975’를 상대로 1230만 링깃(약 35억7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기획사 측 변호사는 “더 1975 멤버간 키스로 페스티벌이 취소돼 큰 손실을 입었다”며 “출연진은 무대에서 모든 현지 규정과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있는데 밴드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더 1975는 지난달 21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남성 멤버들끼리 키스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남은 페스티벌 일정을 취소하고 향후 이 밴드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불허하기로 했다. 더 1975는 말레이시아 페스티벌 이후 예정된 대만과 인도네시아 공연을 취소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 교도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가 중범죄에 해당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5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 매장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무늬가 들어간 시계를 압수한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LGBT 요소가 들어간 스와치 시계의 수입, 유통 등을 금지한다며 위반 시 최대 3년 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밴드 ‘더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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