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명 사망' 하와이 산불 부실 대응 논란 확산…당국 조사 착수
산불 위험 과소평가 의혹도…구호품 전달도 차질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6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에 대한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화재가 일어나는 와중에도 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전후 주요 의사결정과 정책 등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를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구호 활동을 계속 지원하고 있으며 이제 규명에 돌입할 때다"고 덧붙였다.
이날 로페즈 장관의 발표는 마우이섬이 산불 대응 도중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에서 나왔다.
아담 와인트라우브 하와이 비상관리청 대변인은 지난 8일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 데이터에는 산불 도중 사이렌이 울렸다는 기록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지난 8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이렌이 울렸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불이 빠르게 확산했다고 말했다.
산불은 지난 8일 새벽 처음 보고됐으며 이후 마우이 당국은 산불 인근 지역 라하이나 등에 대피령을 내렸다.
이후 오전 9시쯤 마우이 카운티는 "해당 지역에 강풍이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도 "산불이 100% 진압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30분쯤 라하이나에 산불이 갑자기 크게 번졌고 주민들과 호텔 투숙객들의 대피도 이때쯤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후 마우이 카운티는 여러 차례 대피 명령을 페이스북에 게시했으며 오후 4시45분쯤 라하이나 인근 우회도로가 폐쇄되고 일부 대피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BBC는 불길이 거세지는 와중에도 많은 주민들과 여행객들이 아무런 경고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캔자스주에서 왔다는 티 당은 숙소 관리자가 대피하라고 경고한 뒤에야 산불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당은 "어떻게 할지 몰라 일단 짐을 모두 챙겼는데 차에 탔을 땐 이미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사방에 불이 나 바다로 가족과 바다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현지인 더스틴 칼레이오푸는 CBS뉴스에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야 불이 가까워졌다는 걸 알게 됐다"며 "우리가 차에 탔을 땐 이웃집 마당에 불이 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앵거스 맥켈비 하와이주 상원의원은 USA투데이에 산불이 커지는 동안 한 번도 사이렌을 듣지 못했고 대피를 돕는 경찰도 못 봤다며 막막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CNN에 관련 조사를 승인했다면서도 산불로 전력이 끊기고 통신 장비가 손상돼 조직적인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하와이 당국이 산불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CNN은 하와이주와 지역 당국의 재난계획 문건을 분석한 결과 산불이 인명 피해에 미치는 위험을 "낮음"으로 평가하며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1년 마우이 카운티의 산불 예방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소실된 면적은 급증했으면서도 이를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자금과 관련 대책이 "부적절하다"고 철저한 대비를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당국 관계자들이 이 권고를 이행했는지, 사후 대책을 내놨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CNN은 짚었다.
한편 이번 산불로 발생한 수천명의 이재민을 위한 구호품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우이 푸드뱅크의 리처드 유스트는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지만 긴급 해상 운송도 2주나 걸린다"며 "섬에 있는 자원은 제한돼 있다"고 CNN에 전했다.
라하이나로 돌아간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주민은 AFP에 "정부는 어디있냐"며 "우리는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는 약탈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다"고 하소연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산불이 85% 정도 진화됐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6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불길이 잡힌 뒤 건물 수색이 진행되면 사망자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써 마우이섬 산불은 1960년 61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이후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됐다.
또 마우이섬의 건물 1700여채가 불탔고, 라하이나에서만 270여채의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하와이 경찰서장은 피해 지역에서 전기와 통신 서비스가 끊긴 뒤 주민들이 이탈했으며 행방불명된 이들의 숫자가 1000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큐웨더는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액을 80억~100억달러(약 10조6000억~13조2000억원)로 잠정 추산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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