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고교야구도 아니고...' 혼신의 127구! 에이스의 책임감이란 바로 이런 것[인천현장]

송정헌 2023. 8. 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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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말.

투구 수가 100개를 훨씬 넘어가고 있었지만 마운드를 방문하는 코치도, 감독도 아무도 없었다.

5회까지 투구 수가 98개로 많이 던졌으나 에이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수가 120개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뷰캐넌에게 투구 의향을 물어볼 수도 있었으나 삼성 벤치는 에이스에게 이 상황을 끝까지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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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새겨진 글러브와 함께'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 1, 2루에서 SSG 최지훈을 삼진으로 잡고 포효하는 뷰캐넌.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8.11/
태극기가 선명한 뷰캐넌 글러브.
6회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기고 포효하는 뷰캐넌.

[인천=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6회말. 투구 수가 100개를 훨씬 넘어가고 있었지만 마운드를 방문하는 코치도, 감독도 아무도 없었다. 에이스를 믿고 맡겼고 에이스는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삼성의 외국인 에이스 뷰캐넌이 팀을 위해 혼신의 127구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본인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이 승리하자 동료들과 함께 밝게 웃었다. 팀은 SSG를 상대로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했다.

삼성 뷰캐넌은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SSG는 오원석이 선발로 나섰다.

뷰캐넌은 1회말 이른 선취점을 내줬다. SSG 불혹의 듀오 추신수와 김강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무사 2, 3루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속 타자들을 외야 뜬 볼과 내야 땅볼로 처리했으나 두 명의 주자가 득점하며 1회부터 2실점했다.

2회에는 삼자범퇴, 3회에는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모두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4회 무사 1, 2루 5회 무사 1루 연속된 실점 위기를 노련한 투구로 막아내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뷰캐넌이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찾아가자 동료들도 힘을 냈다. 4회 김성윤과 구자욱이 출루해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고 강민호의 내야땅볼 후 이어진 1사 2, 3루에서 피렐라가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5회에는 삼성 9번 타자 이재현이 SSG 선발 오원석을 상대로 3구를 타격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벼락같은 홈런을 날렸다. 이후에도 집중력을 보인 삼성은 김성윤, 구자욱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며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4대 2로 팀이 승부를 뒤집은 6회에도 뷰캐넌이 마운드를 지켰다. 5회까지 투구 수가 98개로 많이 던졌으나 에이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 선두타자 박성한은 포수플라이로 처리했으나 1사 후 김성현, 한유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SSG는 8번 조형우를 대신해 대타 김민식을 내세웠다. 김민식은 뷰캐넌을 상대로 통산 타율 13타수 5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뷰캐넌은 김민식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루 내야플라이로 처리했다. 2사 1, 2루가 됐지만 투수코치, 감독 그 누구도 마운드 방문은 없었다.

포효하는 뷰캐넌.
6회를 마치고 뷰캐넌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강민호.
6회 투구를 마치고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뷰캐넌.

투구 수가 120개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뷰캐넌에게 투구 의향을 물어볼 수도 있었으나 삼성 벤치는 에이스에게 이 상황을 끝까지 맡겼다.

뷰캐넌은 2사 후 한방이면 동점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지훈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뷰캐넌은 6회에만 29개를 투구하며 기나긴 승부를 추가 실점 없이 마쳤다. 6이닝 2실점. 총 투구 수는 127개. 안타를 9개나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으나 에이스는 끝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불펜진이 8회 동점을 허용하며 본인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팀이 9회초 SSG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로 득점을 올리며 5대 4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자 동료들과 함께 기뻐했다.

승리를 날린 동료들에게 화를 낼 수도 있었으나 혼신의 127구 투혼을 펼친 뷰캐넌은 진정한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태극기가 새겨진 글러브와 함께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외국인 에이스 뷰캐넌의 여권을 빨리 뺏어야 하지 않을까?

본인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대인배.
경기 종료 후 오승환과 하이파이브 나누는 뷰캐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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