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테크노밸리, 한국형 실리콘밸리 꿈은 이뤄진다 [창간 35주년, 지역의 힘]

이나경 기자 2023. 8. 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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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경기도’
지역경제 활성화 탄력... 지리적 강점 살려 우수 인재 집합소로

전 세계를 이끄는 첨단 기업의 탄생 배경에 ‘지역’이 있다. 여러 분야의 첨단기업과 인재들이 모여 엄청난 시너지를 만든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이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 유망 기업과 연구기관, 인재가 테크노밸리에 모여들고 있다. 경기일보는 창간 35주년을 맞아 지역과 국가를 넘어,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의 요람이 되는 ‘테크노밸리’를 통해 지역 경제의 힘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광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관∙학이 협력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R&D 융합기술 전문연구기관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전경. 융기원 제공

■ ‘첨단 산업의 메카’ 경기도 기업의 든든한 허브, 테크노밸리

반도체 등 전 세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지자체로 우뚝 선 경기도에는 정보기술(IT)기업의 요람이자 테크노밸리의 상징인 판교를 비롯해 광교, 용인 테크노밸리 등이 존재한다.

이와 함께 도는 경기 북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양주 테크노밸리’를 섬유·패션 등 경기 북부 특화 산업과 전기·전자 산업에 IT를 융합한 스마트 생활소비재 산업 육성을 목표로 올 3월 착공, 2026년 준공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고양일산 테크노밸리’는 바이오·메디컬, 미디어·콘텐츠, 첨단 제조 분야 혁신기업 유치를 위한 입지 기반을 목표로 하며 도는 이곳을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 추진 중이다.

또 ‘제3판교 테크노밸리’는 한 동네에서 일하고, 즐기고 머무를 수 있는 ‘직주락 자족타운’을 목표로, ‘광명시흥 테크노밸리’는 수도권 서남부의 첨단산업 거점으로 조성 중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이 들어서게 될 용인에는 인접 위치에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유치할 계획인 ‘제2용인 테크노밸리’도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테크노밸리에서 제공되는 각종 혜택과 지원은 기업과 인재가 흔히 고민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업은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생활분야에서의 인프라는 인재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유사 업종의 집적화는 융합 기술이 탄생하는 배경이자 각종 정보가 교류되는 네트워크를 마련한다.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융기원∙앤오픈∙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 국내외 4차 산업혁명 이끄는 IT 기업의 산실, 판교 테크노밸리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판교 테크노밸리에선 테크노밸리의 모든 장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첨단기술과 핵심인재들의 메카로 세계시장이 목표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기관이 모인 R&D허브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에 따르면 판교 제1, 2 테크노밸리에는 지난해 기준 IT(정보기술)·BT(생명과학기술)·CT(문화콘텐츠기술) 분야의 1천642개 입주 기업이 120조8천억원의 매출 성과를 냈다. 또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에는 △임대보증금 △글로벌 스타트업 사업화 △클라우드 서비스 △스타트업 캠퍼스 보육운영 △직장 어린이집 지원사업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임대보증금 지원사업을 통해 입주 기업의 임직원에게 최대 3천만원까지의 주거 임대 보증금을 지원함으로써 주거비 부담을 덜고 통근시간을 절감한다. 입주 스타트업 중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사업화를 지원함으로써 해외진출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입주 기업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제공되는 각종 인프라는 인접한 지역의 다른 기업도 적극 활용 가능하다.

탈중앙방식 본인인증 얼굴인식 솔루션으로 올 4월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 드(Edison Awards) 2023 안전&보안 솔루션에서 은상을 수상한 ‘앤오픈’. 앤오픈 제공

■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천재들이 모인 곳” 테크노밸리와 함께 성장한 기업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은 지역에서 제공한 인프라가 사업을 이끄는 든든한 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정보를 별도의 서비스에 저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탈중앙방식 본인인증 솔루션을 개발해 올 4월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드’를 수상하는 결실을 맺은 ‘앤오픈’이 그 중 하나다.

이준구 앤오픈 대표(45)는 “근래 들어 진작 판교에서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이 대표는 너무나 익숙했기에 창업도 호기롭게 강남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체증과 비싼 고정비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판단해, 제2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하게 됐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영업, 개발, 투자유치 등에만 집중했고 창업을 경험하거나 진행한 분들과 네트워킹하는 방법을 몰라 각종 창업프로그램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도약패키지에 선정돼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정말 많은 정보와 노하우 등을 공유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기업이 모여 있다는 것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모여 있다는 이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보이지 않는 땀과 열정, 경쟁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국내 최초 대중교통 서비스 ‘판타G버스’. 융기원∙앤오픈∙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 차세대 기술 연구 중심 ‘광교 테크노밸리’

판교가 IT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곳이라면 수원시 영통구의 ‘광교 테크노밸리’는 나노·바이오테크 기업과 대학, 기관의 허브다. 그중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은 2008년 설립, 경기도와 서울대의 공동출연법인으로 관·학이 협력 설립한 국내 최초의 R&D 융합기술 전문연구기관이다.

융기원에 따르면 융기원은 경기도의 인프라와 서울대의 우수한 인재를 활용해 ‘지역과 R&D가 하나 되는 세계적 융합연구기관’을 목표로 △차세대 교통 시스템 △반도체·소부장 △스마트 시티 △지능화 융합 △환경·안전 등 5대 분야를 중점으로 한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앞서 언급된 도의 지원으로 융기원이 운영하는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가 있다. 융기원이 제작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은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2018~2021년 탑승인원 783명, 운행거리 1천737㎞, 운행시간 1만1천580분을 일반 차량과 함께 도로주행하며 실증 연구를 진행, 해당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 7월부터 판타G버스의 실증 연구에 착수했다. ‘판타G버스’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 기술 탑재 대중교통 서비스다.

융기원이 광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장점과 의의에 대해 융기원 관계자는 지리적 이점을 핵심으로 꼽았다. 융기원 관계자는 “광교 테크노밸리는 동수원IC를 품고 있으며 신분당선과 매우 가깝다”며 “지리적 위치와 지역 간 연계가 가능한 접근성이 우수한 인재가 모일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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