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 출신 30세 잠수함의 ERA 5.65…FA로 고향팀에 갔는데 아직은 ‘반전 없다’[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세 구종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으니…”
롯데 사이드암 한현희(30)는 2022-2023 FA 시장에서 3+1년 4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키움은 한현희를 믿기보다 젊은 잠수함을 키우는 게 미래 가치에 낫다고 판단했다. 반면 롯데는 한현희만한 젊은 선발투수 FA가 없다고 보고 과감하게 샀다.
결과적으로 첫 시즌은 반전 없이 흘러간다. 한현희는 10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사구 4실점으로 노 디시전. 올 시즌 28경기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승9패3홀드 평균자책점 5.65.
한현희는 150km대 빠른 공을 보유했으나 변화구는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를 구사하지만, 보여주는 수준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현희를 두고 ‘스리 피치’라고 했는데, 체인지업을 제3의 구종이라고 해석한 듯하다.
5월 4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1.64로 호조를 보였던 걸 제외하면 좋았던 구간은 없다. 불펜으로 이동도 시켜봤지만, 소득은 없었다. 친정 키움을 상대로는 잘 던졌으나 10일 경기서는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사구 4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타순 한~두 바퀴를 돌면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구종이 단조롭고, 제구는 기복이 있는 편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궁극적으로 한현희가 마운드에서 조정능력과 임기응변능력을 끌어올리길 기대한다. 경험이 많은 투수이니, 이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서튼 감독은 11일 부산 KIA전을 앞두고 “투수 당일 감각, 컨디션이 100%인 경우가 거의 없다. 불운하게 안타를 맞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공을 자신의 리듬에 맞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 조정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경기를 운영하면서 투구 플랜, 볼배합에 변화를 줄 수도 있어야 한다. 한현희도 이런 부분에서 조절을 좀 더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서튼 감독은 한현희를 4이닝만 기용했다. 5회 교체되자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하자 “그것도 긍정적이다. 선수가 싸우고 싶은 의지다. 구종들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 커맨드 문제로 고전하면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건 맞다”라고 했다.
롯데로선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FA 투수가 이 정도의 성적에 그친다면 6승4패 평균자책점 4.75를 거둔 키움 시절의 작년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어떻게든 잔여계약 기간에 한현희를 살릴 필요가 있다. 키움 시절에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느라 불규칙한 일정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