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브라질 빈민가 음악이 한국 아이돌과 만났다고? 그것도 뉴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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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가장 '인크레더블'한 장면은 녹색 괴물 변신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브루스 배너(에드워드 노턴 분)가 끝없이 이어진 판자촌 지붕을 끝없이 뛰어넘으며 질주하는 파쿠르(parkour)형 추격 신이었죠.
'인크레더블 헐크'의 저 파벨라 추격 신은 음악도 인상적입니다.
이 낯선 덧셈을 떠올리면 그 이채로운 조합의 은유적 입체성에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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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가장 '인크레더블'한 장면은 녹색 괴물 변신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브루스 배너(에드워드 노턴 분)가 끝없이 이어진 판자촌 지붕을 끝없이 뛰어넘으며 질주하는 파쿠르(parkour)형 추격 신이었죠.
그 독특한 풍광의 동네는 바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호시냐 파벨라(Rocinha Favel)입니다. 파벨라는 브라질의 빈민촌을 영어의 슬럼(slum)처럼 일컫는 말인데 브라질 최대의 파벨라가 바로 호시냐 구역입니다.
▶ 관련 영상 :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 중 파벨라 추격전 장면
[ https://www.youtube.com/watch?v=bN7Gu0p06C8 ]
미국 뉴욕의 브롱스, 프랑스 파리의 생드니 같은 빈민 밀집 지역이 각각 미국과 프랑스의 강렬한 힙합을 품고 길러냈듯이, 이곳 파벨라에서는 독특한 음악 장르가 태어납니다. 장르명에서부터 '파벨라'를 품은 '파벨라 펑크(favela funk)'이지요. 펑크 카리오카(funk carioca·리우 스타일의 펑크), 바일리 펑크(baile funk)라고도 불리는 파벨라 펑크는 강렬한 리듬과 편곡, 노골적인 가사로 곧잘 무장합니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저 파벨라 추격 신은 음악도 인상적입니다. 영국 음악감독 크레이그 암스트롱이 관현악과 라틴 퍼커션을 조합해 만들었죠. 잘 만든 스코어입니다만 저 장면에 파벨라 펑크가 들어간다고 해도 퍽 어울릴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관련 영상 : 뉴진스 'ETA' 공식 뮤직비디오
[ https://www.youtube.com/watch?v=jOTfBlKSQYY ]
이 거친 장르, 파벨라 펑크는 놀랍게도 케이팝의 새로운 '큐트 아이콘' 뉴진스와 만납니다. 요즘 아이폰 광고에까지 나와 대세가 된 곡 'ETA'에 파벨라 펑크가 쓰인 겁니다. 사실 'ETA'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배경이나 스토리에서 넷플릭스나 HBO 드라마를 떠올리게 됩니다.
뉴진스 멤버들은 풀 파티(pool party)를 배경으로 춤추는데 이는 미국이나 유럽의 부유층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청춘물의 클리셰와 맞닿아 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에서 태동한 장르+케이팝 걸그룹+서구 청춘물 감성'….
이 낯선 덧셈을 떠올리면 그 이채로운 조합의 은유적 입체성에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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