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큰 돈이 된다고?” 남들 버린 쓰레기만 모아 300억 번 비결

2023. 8. 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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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부터 폐기물까지, 편하게 버리세요. 저희가 알아서 다 가져갑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쓰레기를 배출할 장소를 마련해 주고 양을 측정하고, 운반하고, 이후에도 자원화를 극대화하는 과정 전반을 도맡아주는 폐기물 토탈 서비스 '업박스'가 대표적이다.

업박스는 음식물쓰레기 수거 서비스로 시작해 처음에는 위탁 급식 시설이나 식품 공장 등이 주 대상이었지만, 지난해에 플라스틱, 폐지 등으로 폐기물 종류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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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기 안성시에서 소각용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안성시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음식물 쓰레기부터 폐기물까지, 편하게 버리세요. 저희가 알아서 다 가져갑니다.”

쓰레기도 ‘관리’ 받는 시대가 됐다. 쓰레기를 줄이고, 돈이 되는 것들은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쓰레기가 돈이 된다는 의미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쓰레기를 배출할 장소를 마련해 주고 양을 측정하고, 운반하고, 이후에도 자원화를 극대화하는 과정 전반을 도맡아주는 폐기물 토탈 서비스 ‘업박스’가 대표적이다.

업박스를 운용하는 ‘리코(Reco)’는 친환경 분야에서 요즘 주목 받는 스타트업이다. 2018년 설립, 2020년에 기업형 음식물 수거 서비스 업박스를 출시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약 130억원 규모 매출을 냈고, 누적 투자액 약 300억원을 확보했다.

음식물쓰레기 양을 재고 있는 리코 직원 [리코 제공]

리코가 내세운 강점은 쓰레기의 ‘데이터화’다. 눈대중으로 양을 가늠하고 수기로 엑셀에 입력하는 등 그간 쓰레기 수집 및 운반이 기술에서 소외돼 있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간단하게는 업박스 수거용 통에 눈금을 그려 넣었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쓰레기의 부피를 측정한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자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디지털화했다. 리코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사는 실시간 폐기물 배출량과 재활용량, 이를 통한 환경 영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폐기물 신고를 비롯한 행정 처리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거한 쓰레기들도 적절하게 자원화한다. 음식물쓰레기는 퇴비나 사료, 바이오가스 등으로 활용한다. 그 외 폐기물들은 협업하는 20여개 재활용 공장으로 보낸다. 이를 통해 리코는 지난해 말까지 쓰레기 3만7691t을 자원화하고, 이산화탄소는 3만967t 저감했다.

몰래 버려진 사업장폐기물 [화성서부경찰서 제공]

이처럼 비용을 지불하면서 쓰레기 관리를 받는 게 더 이상 별난 이야기가 아니다. 업박스 서비스 서비스의 고객사는 2020년 500여개에서 2021년 900여개, 지난해에는 2000여개로 빠르게 늘어나더니 최근에는 3000개를 돌파했다.

리코의 성장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이 커진 점이 주효했다. 실질적으로 쓰레기 감량 및 재활용의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폐기물 불법 투기 시 운반 및 처리자뿐 아니라 배출자, 즉 기업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 점도 있다.

고객사의 업종도 호텔부터 공공기관, 물류창고까지 다양하다. 업박스는 음식물쓰레기 수거 서비스로 시작해 처음에는 위탁 급식 시설이나 식품 공장 등이 주 대상이었지만, 지난해에 플라스틱, 폐지 등으로 폐기물 종류를 확장했다. 현재는 23종의 폐기물 수집 및 운반 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주식 옵션 트레이더로 일하던 김근호 리코 CEO는 국내에 이렇다 할 폐기물 처리 서비스가 없다는 데 착안했다. 김근호 대표는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고 싶어도 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어서 기업들도 많이 불편했던 것 같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폐기물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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