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이 게임중독 때문? 게임계 반발

2023. 8. 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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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범죄 공포가 확산하면서 게임의 폭력성 논쟁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검찰은 신림동 흉기사건 피의자 조선(33)을 구속기소하며 "조씨가 실직 이후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등 게임 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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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조선은 지난달 21일 신림역 20대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뒤 추가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렀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윤호 기자]흉기난동 범죄 공포가 확산하면서 게임의 폭력성 논쟁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검찰은 신림동 흉기사건 피의자 조선(33)을 구속기소하며 “조씨가 실직 이후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등 게임 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씨가 범행 당시 가볍게 뛰며 피해자의 뒤나 옆을 공격한 점,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타격한 점 등을 두고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듯 잔혹하게 범죄를 실행했다”고도 했다.

다만 검찰은 “게임 중독을 곧바로 동기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범행 직전 게임 중독 상태였다는 심리분석가의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임계는 잇따르는 강력 범죄에 또다시 게임산업이 뭇매를 맞을까 염려하고 있다. 강력 범죄나 청소년 폭력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게임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일이 잦았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사람이 폭력성이나 반사회성을 습득할 수 있는 경로는 전 생애를 걸쳐 다양한데, 여러 매체 중에서 게임만을 콕 집어 원인으로 걸고넘어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슈팅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부각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대전형 슈팅 게임에서 총이나 칼로 적을 처치하는 것은 보편적”이라며 “게임에는 비현실적인 요소도 많은데, 현실 범죄와 유사한 일부 요소만 인용해 여론을 호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심리학·정신의학계에서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폭력적인 행동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2001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크레이그 앤더슨 교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폭력적 비디오 게임 이용이 공격적인 행동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이런 연관성이 공격성이 있는 사람과 남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9년 텍사스A&M대 크리스토퍼 퍼거슨 교수 등은 해당 연구가 실제 조사가 아닌, 서로 다른 연구를 통계적으로 종합하는 ‘메타분석’에 의존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력성에는 게임 이용 유무보다는 성장 과정에서 겪은 폭력 경험이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게임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정 반대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1년 텍사스대의 마이클 워드 교수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비디오 게임 상점의 증가와 범죄 발생률 감소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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