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한국 여행 열풍 뜨겁다…인천항, 3년7개월만에 한중카페리 입항
“휴대전화를 받지 못할 정도로 한국 여행을 묻는 전화가 많이 옵니다. 위쳇을 통해서도 답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문의가 많습니다.”
12일 오전 11시50분께 3년 7개월만에 열린 인천-중국 바닷길을 통해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로 입국한 리옌타오씨(40)는 중국 정부의 해외 단체여행 전면 허용 이후 한국 여행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레옌타오씨는 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날은 아내와 자녀 등 가족 6명과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차 한국에 왔다.
이날 오전 10시54분께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지난 11일 오후 5시30분 중국 청도에서 출발한 위동해운의 뉴골든브리릿지Ⅴ호가 단체관광객 84명, 일반 여객 16명, 상인 18명 등 총 118명을 싣고 입항했다.
한중카페리 승객 운송 재개는 지난 2020년 1월 이후 3년 7개월만이며, 단체관광 재개는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약 6년 만이다.
리옌타오씨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멈춘 지 3년 반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을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오고, 또 한국인들도 중국에 가 중국과 한국이 더 돈독한 우정을 쌓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중국 산서성에서 동창생 4명과 함께 인천에 들어온 장모씨(55)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고, 벅찬 마음으로 왔다”며 “한국의 민속문화와 음식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번 한중카페리 운행 재개에 따라 해운업계도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됐다.
김종철 위동해운 여객사업본부장은 “여객을 담당한지 30년 정도 됐는데, 지금처럼 장시간 중국길 배편이 멈춘 경우는 없었다”며 “그동안 한국과 중국 모두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앞으로 1~2년은 여객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날 터미널에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재개 입항행사’를 열고 뉴골든브릿지 선장과 승객 3명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3년만에 완전한 기능 회복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한중 수교 이전인 지난 1990년부터 인천과 북중국 산동성 웨이하이를 연결하는 국제카페리여객선을 개설한 이후 현재까지 단동, 대련, 연태, 청도 등 인천항을 기점으로 10개 항로를 개설해 운항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종전 인천 중구 내항과 연안부두 2곳에서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원화해 운영했다. 그러나 이용객들의 불편을 줄이고 인천항을 국제적 해양관광 허브로 만들기 위해 1천965억원을 투입, 착공 2년 6개월만인 지난 2019년 6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 300-3 일원에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준공했다.
하지만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 펜데믹이 심화하면서 2020년 1월 28일부로 카페리 여객운송을 중단했고, 2020년 6월 15일부터 국제여객부두만 일부 개장해 화물만 운송했다.
그 결과 2017년 약 60만명이었던 인천항 국제카페리 여객은 2018년 80만9천여명, 2019년 102만7천여명을 기록했으나 2020년에는 4만8천여명을 끝으로 여객운송이 멈췄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현재까지 화물만 처리하는 반쪽 운영에 그쳤지만, 이제부터는 완전한 기능을 회복해 진정한 의미의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로 개장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여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면세점과 편의점 등의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객들이 보다 안전하고 원활하게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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