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사람'과 '파장의 색채'로 홀린다...신진 작가로 '프리즈' 겨냥
[앵커]
국내 최대의 미술장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를 앞두고 국내외 화랑마다 일찌감치 경쟁력 있는 작가를 내세워 전시회를 앞다퉈 열고 있는데요.
유서 깊은 갤러리 학고재는 한국을 찾아올 미술품 애호가들을 겨냥해 신진작가 두 명의 독창적 인물화와 색연필 추상 신작을 내놨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걸개그림 형식의 대형 천에는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친구들 모습이 가득합니다.
이우성 작가의 화폭에는 평소 만나기 힘든 친구, 잠시 흩어진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반려견을 포함한 가족 그림 곳곳에 그려진 수박과 참외, 김밥 등등.
먹기 좋게 자른 수박 화채와 큼지막한 오이 그림.
모임의 추억, 나눔의 쾌감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우성 / 작가 :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이 관계를 제가 찾아다니면서 약간 그 뭔가 이렇게 모으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느껴지는 뭔가 되게 훈훈함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저한테 더 열심히 하라고 북돋아주기도 하고…]
이 작가는 수만 년 전 동굴벽화처럼 이 시대 사람들의 일상과 정서를 세밀하게 남기려 애씁니다.
이름없는 누군가를 정성껏 그리다 무심결에 매력 넘치는 주인공을 발견하곤 슬며시 붓질을 멈춥니다.
[이우성 / 작가 : 내가 이 정도면 됐다는 순간이 딱 그 순간인 것 같아요. 이 친구의 어떤 '이쁨'의 지점을 딱 건드린, 도달한 순간, 이 그림이 이제 좀 이렇게 마무리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전시장 벽면에 은하계가 끝없이 펼쳐지고, 수직선과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미지의 세계가 열리는 듯합니다.
지근욱 작가는 양자역학이나 천문학적 세계를 색연필의 부드러운 선과 리듬으로 구현하려 합니다.
[지근욱 / 작가 : 시각적으로는 막혀 있지만 이게 뚫려 있음을 이미 인식하고 있는 세대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뚫려 있는 양자적인 세계관 같은 것들이 미술로, 제가 미술을 하니까 미술로 대입되는 것 같고…]
물결치듯 굽이치는 형형색색 궤적에는 파장의 색채를 뽑아내려는 지속적인 수행이 엿보입니다.
[지근욱 / 작가 : 색연필이라는 재료와 수행적이고 반복적이고,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는 지점까지 뭔가 매일매일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다는 그런 지점들에서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국내 최대 미술장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개막에 맞춰 선보인 신진 작가들의 수려한 작품이 미술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주목됩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 규
영상편집 : 전주영
■ 전시 정보
<이우성 : 여기 앉아보세요>
9월 13일까지 / 학고재
<지근욱 : 하드보일드 브리즈>
9월 13일까지 / 학고재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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