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적 발언은 금물"… 판사, 트럼프에 '말조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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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해 소요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연방법원 판사가 말조심 할 것을 당부해 눈길을 끈다.
특검팀은 '2020년 대선 승자는 바이든 현 대통령'이란 전제 아래 지금까지 수사를 해왔고, 그 결과 트럼프를 재판에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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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은 "판사가 불공정… 바꿔야"
2020년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해 소요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연방법원 판사가 말조심 할 것을 당부해 눈길을 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수도 워싱턴 연방지법 타냐 처칸 판사는 이날 피고인 트럼프 측을 향해 “배심원단을 자극할 수 있는 선동적(inflammatory) 발언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처칸 판사는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투표권 침해, 미국을 속인 사기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사건 1심을 맡고 있다.
반면 트럼프를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의 이런 언행이 미국이란 국가과 그 국민 전체를 속인 사기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2020년 대선 승자는 바이든 현 대통령’이란 전제 아래 지금까지 수사를 해왔고, 그 결과 트럼프를 재판에 넘긴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법정에서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고 자신이 기소된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권한 남용 탓이라고 주장한다면 1·6 사태 전후에 벌어진 것과 비슷한 정치 싸움이 재현될 수 있다. 성난 트럼프 지지자들이 법원 청사 및 재판정 난입을 시도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약 90분간 이뤄진 이날 심리에서 처칸 판사는 이 재판을 “역사적 사건”(historic case)으로 규정하면서도 “(다른 사건들과 똑같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다른 형사사건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제한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임명된 처칸 판사는 진보 성향이다. 앞서 1·6 사태로 기소된 이들한테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트럼프 측은 “공정한 심리와 판결을 기대할 수 없다”며 처칸 말고 다른 판사한테 재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대놓고 드러내는 중이다.
버니지아주(州)에 있는 리치몬드 대학교의 칼 토비아스 교수(법학)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켜본 바로는 처칸 판사가 아직까지 불공정한 태도를 보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측에서 뭐라고 하든 처칸 판사가 1심 선고 때까지 계속 재판을 담당할 것”이라며 “(판사 기피 문제만큼은) 트럼프가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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