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1만명 이재민 어쩌나…제프 베이조스 1332억 지원
라하이나 통행 재개에도 못 돌아가
오프라 윈프리, 현지서 직접 물자배급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하와이 마우이섬을 덮친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현지 당국의 노력에도 대피소 마련과 식량 보급이 쉽지 않아 고립된 주민들이 직접 나서 구호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산불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마우이섬에는 와일루쿠 전쟁기념관 등 총 6곳의 대피소가 설치됐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이재민은 최소 1만1000여 명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우이 당국에 따르면 주택 및 상업 건물 1만2400채가 전력이 끊긴 상태다.
푸칼라니의 커뮤니티센터, 카훌루이의 고교와 교회 등도 임시 대피소로 제공되고 있으나 침구나 세면도구 등 생활용품은 보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우이 푸드뱅크 리처드 유스트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지만 구호품 전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긴급 해상운송조차 2주가 걸린다"면서 "우리에겐 현재 섬에 있는 제한된 자원들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낮부터 주민들이나 해당 지역 호텔 투숙객들은 마우이섬 서부 라하이나로의 통행이 허용됐지만 바로 집을 되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 BBC 방송은 대피소에 있는 다수의 주민은 이미 집이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을 목격한 뒤여서 굳이 돌아가려 하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 계열 KITV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인생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파괴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백 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호텔 방 2000개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집이 온전하더라도 전력 차단으로 수일간 고립된 생활을 이어 나가야 했던 주민들은 이제 물 부족 사태에도 직면하게 됐다.
마우이 카운티 수도 당국은 쿨라 및 라하이나 주민들에게 수돗물이 오염됐을 수 있으므로 마시지 말고, 통풍이 잘되는 방에서 미지근한 물로 짧은 시간 동안만 샤워하라고 경고했다. 수도관 대부분이 산불에 노출된 상황에서는 수돗물을 끓인 물조차도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라하이나 주민들은 서로 최소한의 필수품을 공유하며 버텨나가고 있다. 가능한 이들은 지인들에게 집을 내주거나, 보트를 통해 구호물자를 실어 나르는 일에 손을 보태기도 했다.
라하이나 주민 로리 닐슨의 집 앞마당에는 주민들이 함께 요리하고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등 갈 곳 잃은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닐슨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여기서 우리를 돕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우리를 먹여 살리는 건 바로 지역사회"라고 말했다.
하와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유명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우이섬에 약 400만㎡ 땅을 소유한 오프라 윈프리는 전날 와일루쿠 대피소를 찾아 이재민들에게 직접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뭐가 필요한지 확인하고 월마트, 코스트코에 가서 베개, 샴푸, 기저귀, 침대보 같은 것들을 사 왔다"고 말했다.
마우이섬 부동산을 소유한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도 이날 마우이섬 재건을 위해 1억달러(약 1332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시작된 이번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67명에 달하며, 약 1000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피해 지역의 명물이었던 150여 년 수령의 반얀트리(Banyantree)는 잎과 잔가지들이 불에 타고 까맣게 그을리기는 했어도 나무 기둥과 굵은 가지들이 건재한 모습으로 확인됐다.
CNN 방송은 산불을 견딘 반얀트리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고 당장 물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마을로 돌아와 피해 상황을 보게 된 현지 주민들에게 희망의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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